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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아끼려 선풍기 안 틀어"…'에너지 빈곤층' 생존 위협

<앵커>

요즘처럼 폭염이 이어지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여름 나기는 더 힘들어집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더위에도 선풍기조차 마음 놓고 틀지 못하는데요,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살펴보는 첫 순서입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80대 김 모 할머니는 아무리 더워도 낮에는 선풍기를 틀지 않습니다.     

자기 전에 한 시간만 돌아가도록 예약해 놓습니다. 

[김00 할머니/84세 : 잘 때 너무 더우니까, 그때 한 시간 (예약)해놓고 자요. 밤 12시 넘어야 이 방이 조금 식는 것 같아요. 그전에는 헉헉거리다가 잠을 못 자니까요.]

전기료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입니다.

사별한 남편의 연금이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 빚을 갚는 데 들어가고, 10만 원 남짓한 돈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빚 갚아야지, 남의 돈. 그거 갚느라 (연금은) 10원도 못 쓰고 있었어요.]  

한낮 할머니의 집 안 온도는 31도.   

열 화상 카메라로 측정해보니, 외벽의 온도는 37도까지 올라갑니다. 

[박창수/주택 에너지 진단사 : 단열이 안 된 벽은 오히려 열을 증대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안에 환기가 안 되니까 사우나에 있는 것 같은 그런.]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인 74살 남춘단 할머니도 선풍기 한 대로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낡은 집 역시 바깥 기온과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남춘단/74세 : 겨울에는 보일러를 설치해줘서 연탄 때고 사니까 겨울에는 따뜻한데 여름이 힘들지요.]  

오랫동안 앓고 있는 당뇨병 때문에 남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는 데다 여름에는 합병증 위험도 커서 할머니는 늘 불안합니다.

[이병완/교수, 연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 당뇨병 환자들은 탈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혈관이 더 스트레스를 잘 받아서 뇌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이 더위와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강동철, 영상편집 : 윤소영, VJ : 김형진)    

▶ 에너지 빈곤층 돕기
http://nadofunding.sbs.co.kr/project/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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