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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거품에 파묻힌 美 헬기·전투기…어떤 이유로?

[취재파일] 거품에 파묻힌 美 헬기·전투기…어떤 이유로?
UH-60 블랙 호크라고 하면 우리 육군도 보유하고 있는 명품 기동헬기입니다. 1993년 소말리아에서 벌어진 미군과 소말리아 반군의 전투를 그린 거장 리들리 스콧의 영화 ‘블랙 호크 다운’ 덕에 일반인들에게도 생소하지 않은 기종입니다.
그런데 거품에 흠뻑 빠졌습니다. 얼핏 보면 격납고에 눈사태가 나 블랙 호크를 삼켜버린 듯합니다. 사진은 현지 시간 8월 4일 오전 미국 뉴욕에 있는 육군 기지인 포트 드럼에서 찍힌 것입니다. 하얀 거품 속에 블랙 호크의 로터, 즉 회전날개만 간신히 드러났습니다.
미 육군 제 10 전투항공여단의 헬기 격납고에서 자동 화재 진압 시스템이 오작동한 결과입니다. 화재 진압 시스템에서 느닷없이 소화 거품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헬기 6대가 거품 세례를 받았는데 기체 손상은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블랙 호크가 거품에 빠지는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해 8월에도 오클라호마 육군 기지에서 블랙 호크들이 거품에 잠겼습니다. 그때는 기지의 군무원이 화재 경보 시스템을 잘못 만지는 바람에 화재 진압 시스템이 작동해 거품을 뿜어냈습니다. 기체 피해는 역시 없었습니다.
2013년, 2012년에도 미 육군의 이곳 저곳 블랙 호크 격납고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블랙 호크만 아닙니다. 미 공군의 전투기 F-15와 F-16도 거품 세례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정비 격납고에서 작업중 용접 스파크가 튀어서 거품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화재 진압 시스템이 민감하게 작동해야 하겠지만 이렇게 오작동이 빈발하면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은데 미국은 좀 다른 듯합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출동 또는 정비 시간이 지연된다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을텐데 미국에서는 팩트만 담담히 보도할 뿐입니다. 뒤처리를 하는 장병의 사진 한 장이 그런 분위기를 웅변합니다. 재미있다는 듯이 웃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왕 쏟아진 거품으로 장난치며 즐겁다는 표정입니다.
우리 군에 문의했더니 우리나라의 군 격납고에는 저런 소화 거품 분무 시스템은 없다고 합니다. 사진과 외신 기사를 본 군 관계자들은 “전투기와 헬기 격납고에 화재가 나면 피해액이 막대하니 화재 진압 시스템은 민감하면 민감할수록 좋다”며 “허용 가능한 오작동 또는 훈련의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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