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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보험료만 수백만 원"…대리기사의 눈물

<앵커>

밤새 운전해도 손에 쥐는 건 몇만 원뿐인 게 대리 운전기사들의 현실이죠. 그런데 1년에 보험료로 수백만 원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지 생생리포트 권애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식을 마친 손님들이 귀가를 서두르는 밤 10시.

대리기사 김 모 씨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김모 씨/대리기사 : 대리기삽니다.]

한참 기다리다 전화를 받곤 서둘러 택시를 탑니다.

[손님은 10분 이상 기다리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해요.]

서울에서 일산, 다시 서울로.

하지만 밤새 손님 예닐곱 명을 채우기도 어렵습니다.

많이 벌면 새벽녘에 10만 원 남짓한 돈을 손에 쥐지만 이 가운데 20%는 손님을 연결해 준 알선업체에 줘야 합니다.

알선업체 2곳에 등록한 김 씨는 업체마다 들라는 단체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도 두 곳에 내고 있습니다.

[대리기사 : (대리알선업체) 한 곳은 보험료가 100만 원쯤 되고, 한 곳은 150만 원쯤 돼요. 한 달에 내가 잘해야 150에서 170~180만 원 번다고 봐요. 한 달 벌이가 보험료로 나간다고 보면 돼요.]

대기시간을 줄이려면 여러 알선업체에 등록해야 하고, 그때마다 업체들이 정해놓은 단체보험을 들어야 하는 겁니다.

[회사에서 받아주질 않아요. 아까워도, 일하려면 할 수 없이 (보험료를 중복으로) 내야 해요.]  

대리 기사 개인 보험이 있긴 하지만 알선업체들이 인정해 주지 않아 있으나 마나입니다.

[대리알선업체 관계자 : 관리 차원에서요. 관리를 수월하게 하려고 단체보험에 드는 거죠.]

단체보험에 가입한 기사는 전국 6만여 명.

이 가운데 3만 명은 적어도 2개 이상의 보험에 중복 가입한 걸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사고가 나도 보험금은 한 보험회사만 받을 수 있습니다.

단체보험이다 보니 상품 선택권도 없고 가입한 보험의 보장범위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이학영/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대리기사님도 본인의 보험증서를 보여주고 확인시켜 줄 수 있어서 (개인 보험 드는 게) 소비자들에게도 좋습니다.]

올해 들어 보험료까지 오른 만큼 불합리한 대리기사 보험 가입 관행을 빨리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우기정,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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