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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폭염, 끝이 보인다…태풍이 남길 비구름이 몰아낼 듯

[취재파일] 폭염, 끝이 보인다…태풍이 남길 비구름이 몰아낼 듯
정말 대단한 더위입니다. 이제는 40도라는 기온이 낯설지 않은데요, 목요일(6일) 경북 내륙 곳곳에서는 39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영천과 경산 안동 일부의 기온이 39.3도까지 치솟은 것이죠.
 
연일 가마솥 같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힘든 시기에 날씨마저 도움을 주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야속하기도 하지만 8월 초순의 폭염은 이례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자연의 흐름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죠.
 
올 폭염은 2년 전인 2013년의 폭염과 닮아 있습니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2년 전 여름도 견디기 힘들었는데요, 2013년 8월 10일 울산공항의 자동기상관측장비 최고기온은 무려 40.3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은 과거와 비교할 수 있는 기록이 못돼 2013년 여름이 가장 더웠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더운 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같은 조건의 기록을 비교해야 하는데 이런 공식 기온 기록으로는 1942년이 가장 더운 해로 남아 있습니다. 그해 8월 1일 대구의 기온이 40도를 기록했거든요. 최근 폭염의 기세가 대단하지만 아직 이 기록을 깨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위든 추위든 정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더위를 견디는 이유이기도 하죠. 폭염이 사납지만 이제 물러갈 때도 됐습니다. 폭염의 끝이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일단 이번 폭염의 절정은 금요일까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전국적인 가마솥더위를 몰고 왔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점차 약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시원한 날씨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기온은 조금씩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토요일 예상 최고기온을 보면 대구는 34도, 서울은 33도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일요일은 기온이 조금 더 떨어져 대구 33도, 서울은 32도가 예상됩니다. 찜통더위는 여전하겠지만 절정에 이르렀던 시기와 비교하면 제법 기온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기온이 더 내려가면서 폭염의 기세가 꺾일 것으로 보입니다.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한 방에 식혀주는 단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13호 태풍 ‘사우델로르’가 중국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져 소멸된 뒤 태풍이 남길 비구름이 우리나라로 이동하면서 비를 뿌릴 가능성이 큽니다.
 
폭염이 계속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며칠째 계속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열이 쌓이기 때문인데 비가 내리면 공기를 빠른 속도로 식힐 수 있어 가장 쉽게 폭염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이 역할을 종종 태풍이 맡으면 효자태풍이라는 말하기 조금 거북스러운 용어도 탄생했는데요, 올해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계절적으로도 이제 폭염이 물러설 때가 되고 있습니다. 토요일은 절기상 입추거든요. 이제 태양의 고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북반구가 받아들이는 에너지도 줄고 있고, 밤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기 중에 쌓인 열이 방출되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음 주가 지나면 밤 시간이 한결 시원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문제는 국지성 호우입니다. 태풍이 남긴 비구름이 비를 뿌린 뒤 물러가더라도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부근에 강한 먹구름이 발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그동안 내린 비가 너무 적어 많은 비가 내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갑자기 한꺼번에 그것도 일부 지방에 비가 집중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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