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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여름철 질병 옮기는 곰팡이, 주범이 비둘기?

* 대담 : 홍혜걸 박사

▷ 한수진/사회자: 

매주 금요일 만나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입니다. 요즘 무더위가 기승부리고 있는데요. 더위와 함께 습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이럴 땐 곰팡이가 활개 치기 마련이죠. 오늘은 곰팡이와 건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곰팡이 이거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곰팡이는 미생물이고요. 그런데 핵이 없는 세균보다 진화된 생물입니다. 진핵생물이라고 하죠. 세포가 실처럼 길고 가느다란 형태의 균사로 자라고요. 포자라는 걸 만들어서 번식을 합니다. 지구상에 3만여 종의 곰팡이가 있는 걸로 돼 있는데요. 대체로 곰팡이 하면 사람들이 왜 냄새가 퀴퀴하고 더럽고 지저분하다 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곰팡이 전문가로 알려진 신현동 고려대 교수에 따르면 이 곰팡이는 지구 환경과 생태계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생물이다, 이렇게 치하를 하고 계시네요. 곰팡이가 없으면 지구는 동식물의 사체로 뒤덮히게 된다, 라고 말씀합니다. 세균만으로는 역부족이란 말이죠. 특히 곰팡이는 세균으로 잘 썩는 동물 사체보다도 훨씬 거대하고 분해하기 어려운 식물 중합체를 분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생태계의 최종 청소부다 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고 하네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그러니까 더러운 건 쓰레기지 쓰레기 청소부가 아니잖아요. 쓰레기 청소부가 많이 보인다고 해서 곰팡이를 청소부인데 더럽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그뿐 아니라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 와인이나 맥주, 된장도 모두 곰팡이의 작품이다. 고맙게 생각해야한다 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곰팡이가 이런 저런 질병을 일으키지 않나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것도 맞습니다. 고마운 곰팡이이긴 한데 요즘처럼 덥고 습한 환경이 되면 곰팡이가 과도하게 증식하게 되고요. 이런 것이 인간에게 해로움을 끼치게 됩니다. 잘 알려진 곰팡이 질환이 발의 무좀, 두피의 비듬, 사타구니의 완선 또 몸통에 생기는 어루래기 그리고 여성의 칸디다 질염 이런 것들이 전부 곰팡이가 옮기는 병이고요. 그런데 다행한 건 이런 곰팡이 질환은 약물로 치료가 잘 되는 편입니다. 여러 종류의 약재들이 나와 있고요. 그래서 저는 무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자꾸 재발을 잘하는 고질병이다 라는 시각이 있는데 이거 완전히 잘못된 편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에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아닙니다. 약만 잘 바르면 대부분 다 완치가 되는 병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무좀으로 고생하십니까? 이런 말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약을 처방받아 먹거나 바르도록 하시고요. 중요한 건 발톱 무좀인데요. 발톱 무좀은요, 이건 당연히 먹는 약을 먹어야 하고요. 발라서는 안 되고요. 이 경우는 면역이 떨어진 경우를 걱정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요. 똑같은 무좀 곰팡이 포자가 나의 피부에 닿아도 누구는 걸리고 누구는 안 걸리고 또 걸린다 하더라도 면역이 떨어진 사람만 유독 발톱 무좀이 생기는 걸로 돼 있단 말이죠. 그래서 발톱 무좀이 생기는 분들은 치료하셔야 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나의 몸에 뭔가 문제가 있나 이걸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 한수진/사회자: 

면역력이 중요한 거군요. 그리고 잘 말려줘야 하는 거잖아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말씀하신대로 건조와 환기가 핵심이죠. 그래서 저는 헤어드라이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합니다. 머리카락만 말리시면 안 되고 회음부, 겨드랑이, 발가락 여기를 철저하게 말려야 합니다. 그리고 꽉 끼는 옷이나 신발 조심해야 하고요. 비듬 전용 샴푸는 머리카락보다 두피에 좀 더 샴푸액이 3분 이상 접촉되도록 충분히 시간을 가진 후 물로 씻어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드라이어로 잘 말려주면. 드라이어를 이런 용도로도 적극 활용해야 겠습니다. 곰팡이에 대해서 또 주의해야 할 점 있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엉뚱하지만 비둘기가 있습니다. 비둘기 좀 조심하실 필요가 있어요. 평화의 상징에서 많이 예뻐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게 곰팡이를 옮길 온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비둘기 똥이 그렇습니다. 바닥에 보면 요즘 거리에 하얗게 말라 붙어 있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각종 곰팡이가 포자 형태로 돌아다니고 이게 중요한 게 공기를 통해 감염이 됩니다. 그래서 바람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고요. 지금까지 비둘기 똥을 통해 60여 가지의 각종 질환이 옮겨지는 걸로 돼있단 말이죠. 우리나라에는 결핵이 흔하잖아요.

그래서 환자분들 가운데 폐 조직이 손상돼서 빈 공간 공동이라고 하는 그런 공간이 폐에 생기는 경우에는 이 곰팡이가 이 안으로 들어와서 증식해서 커다란 공 모양의 곰팡이 덩이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뉴욕 같은 경우에는 이 비둘기 똥을 청소할 때는 청소부가 방역복, 마스크, 손장갑을 끼고 하도록 그렇게 돼있단 말이죠. 그래서 비둘기는 조심하셔야 하는데 특히 보통 건강한 사람은 괜찮지만 항암주사를 맞고 있는 암 환자, 당뇨를 오래 앓으신 분, 스테로이드 약제를 많이 쓴 분들은 면역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의학 교과서에서도 비둘기 근처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비둘기 보고 같이 달려도 보고 (웃음)

▶ 홍혜걸/의학박사: 

그건 안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안 되겠는데요.

▶ 홍혜걸/의학박사: 

또 하나 있는데 땅콩도 곰팡이와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땅콩을 오래 보관하면 오래되서 눅눅해진 땅콩이 있는데요. 이때 이 땅콩의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소가 있습니다. 들어보신 분 있을 텐데요. 아플라톡신이라는 건데요. 이게 아주 강력한 발암 물질입니다. 20ppb. ppb가 10억분의 1이니까 20ppb면 극미량인데 이것만 들어와도 몸에 독작용을 나타냅니다. 1990년대 초 영국에서 칠면조 10만 마리가 갑자기 죽은 일이 있는데요. 이유를 알고 봤더니 오염된 땅콩 사료를 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아플라톡신이 규명이 되기 시작하고요. 이미 국제암연구소의 공식 발암 물질로 인정이 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2013년도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람들이 땅콩과 유사한 옥수수죠. 옥수수도 옮기거든요. 옥수수 오염된 걸 잘못 먹고 110명이 죽는 그런 비극적인 일도 생겼단 말이죠. 그래서 청취자 여러분 가운데 장마나 여름철에 땅콩 보관을 오래하면 물을 머금고

▷ 한수진/사회자: 

좀 눅눅해지고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눈으로 좀 거무죽죽하게 변색된 부분이 있어요. 이게 또 곰팡이거든요. 이건 말이죠. 이건 특히 간암을 일으키는 강한 독성 물질이니까 절대로 먹지 말고 그냥 바로 버리는 게 좋고요. 저는 메주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메주 만들 때 검정색 곰팡이가 잔뜩 끼잖아요. 물론 이걸 만드는 소금물 속에 담그고 또 숙성하는 과정에 아플라톡신이 없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이게 제가 볼 때 확실치 않은 것 같아요. 이거 만드실 때 굉장한 몸에 좋은 부분이 많지만 검정색 곰팡이는 솔로 꼼꼼하게 털어서 제거한 다음에 된장을 만드는 게 우리 건강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곰팡이는 꼭 제거를 하고 된장을 담그라는 말씀이시네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솔직히 저는 땅콩이요. 눅눅해져도 겉으론 멀정해보여서 아까워서 먹은 적 있는데 오늘 말씀 들으니까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데요. 

▶ 홍혜걸/의학박사: 

옛날에 대학 때 비 내리고 장마철에 치킨하고 맥주 마시고 할 때 그때 가끔 내놓는 땅콩 보면 무지 눅눅하고 그랬단 말이에요. 무심코 먹었는데 그렇게 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빵에 붙은 곰팡이 같은 경우는 그 부분만 떼고 먹어도 문제가 없는 건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건 버려야죠. 

▷ 한수진/사회자: 

버려야 하는 거예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그럼요. 곰팡이가 식품에 생겼다고 하면 버려야 합니다. 버리는 게 안전하고요. 중요한 건 어쨌거나 곰팡이를 너무 무서워하지 맙시다. 사람이 비둘기 똥이나 오래된 땅콩 이런 것만 조심하면 굉장히 고마운 생물이라고 하니까 말이죠.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곰팡이균의 번식력이 더 빨라진다면서요?

▶ 홍혜걸/의학박사: 

강해지니까요. 덥고 습하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 것도 좀 미리미리 신경 쓰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의 메디컬이슈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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