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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사람 잡는 폭염…서울에서만 1년에 176명 사망

무더위가 절정입니다. 특히 내일(6일)과 모레 폭염이 최대 고비라는데요, 이에 따른 더윗병 환자도 늘고 있습니다. 정구희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온열 질환자가 지난주에만 300명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7명은 사망했습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의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2009년까지 18년 동안 서울에서 5월과 9월 사이에 사망한 사람 가운데 1.17%가 더운 날씨 때문에 사망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서울에서만 1년에 176명 정도에 해당합니다.

의학적인 원인은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같은 질환이지만, 더위가 이 기저 질환들을 악화시킨 겁니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진 사람 중에는 1.48%, 호흡기 질환으로 숨진 사람 중에는 0.86%가 더위의 영향을 받아 숨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위험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이런 환자들보다 무더위에 더 취약한 환자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신경계 질환과 비뇨 생식기계 질환, 또 정신이나 행동장애 환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염으로 인한 사망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게다가 낮 최고기온이 섭씨 29.5도에서 1도씩 오를 때마다 사망률도 확확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항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 중에는 3.27%가 폭염 탓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모든 질환 가운데 폭염과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이뿐 아니라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률도 3%씩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더워 죽겠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건데요, 이번 주만이라도 12시부터 5시 사이 무리한 야외활동은 삼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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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새누리당 최고위원 : 이 선택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마지막 양심이자 도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제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조용하던 국회 기자실로 갑작스럽게 기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출입 기자들에게는 신상에 관한 내용이라는 짧은 문자 한 통만 보내온 상황이었는데요, 비장한 표정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죠. 딱히 계기가 떠오르지는 않는데, 무슨 의도였을까요? 김수형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졌다. 그의 발언은 거의 요즘 유행하는 '셀프 디스'의 결정판이었습니다. 직접 대 놓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것들을 정확히 짚고 있었죠.

하지만 정계 은퇴는 아니고, 아직 임기가 남은 최고위원직은 더 성실히 이어 가겠다고 했는데요, 관록 있는 정치인이 지역구가 어렵다는 이유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건지, 아니면 선거까지 꽤 긴 시간이 남았는데도 벌써 중진의원 물갈이가 시작되려는 건지 선뜻 그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동료 의원들도 평소 그가 거취 문제를 상의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감을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지만 한번 지난 2010년을 되짚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당시 경남 도지사를 두 번 지내고 3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돌연 도지사직을 던져버렸는데요, 어떤 생각으로 그랬는지 그의 자서전을 보면 기록돼 있습니다.

불출마 발표 직전 이명박 대통령을 따로 만나서 그때도 머리가 텅 빈 것 같다며 공부를 해야겠다고 털어놨다고 적혀 있는데요, 며칠 지나지 않아 청와대로부터 총리 후보로 지명을 받았습니다.

비록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진 못했지만, 일부에서는 이때 경험을 토대로 먼저 던져야 더 큰 걸 받는다는 사실을 학습했을 거라는, 정치공학적인 승부수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물론 이명박 정부에서는 황태자였던 반면, 현 박근혜 정부와는 가깝다고 표현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말이죠.

김태호 의원은 최근 반복된 돌출행동으로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얻었는데요, 불출마의 속뜻이 뭐든지 간에 남은 기간 동안 이런 돈키호테 같은 모습보다는 보다 정치적인 중량감을 갖춘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의 절절한 자기 고백과 반성이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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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적나라한 자기 성찰이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서도 나왔습니다.

심판이 얼마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자리를 가진 건데요, 올 시즌 처음으로 전담 심판제를 도입하며 단단히 칼을 빼 든 K리그의 설명회를 강청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프로축구연맹이 전반기 통계를 공개했습니다. 사례별로 오프사이드와 파울의 판정은 둘 다 정확도가 90%를 넘어 양호했지만, 승부에 결정적인 페널티킥과 퇴장의 판정은 정확도가 각각 79.8%와 57.1%로 상대적으로 저조했습니다.

경기당 평균 오심은 4.06건이었는데요, 아주 이례적으로 오심 사례 영상까지 일일이 설명하며 보여줬습니다. 부끄러운 기록이지만 그래도 공유하며 발전시키자는 취지라고 하니 변화를 꾀하려는 연맹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실제로 전반기만 놓고 보면 판정 실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1부 2부를 통틀어서 1라운드부터 11라운드에 비해 12라운드부터 22라운드는 평균 23.3% 이상 오심이 감소한 겁니다.

앞으로 심판에 대한 징계와 시상도 강화할 계획이라는데요, 엄격한 사후 평가 제도를 통해 오심이 일정 수준 이상 발생할 경우 1부 리그 심판을 볼 수 없게 하자는 방침에도 심판들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며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수치스럽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심하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리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따라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는 겁니다.

스포츠에서 오심은 선수와 감독뿐 아니라 심판과 팬들, 나아가 그 종목 자체에도 상처를 남깁니다.

이제 K리그도 나름의 위상을 구축해가고 있는데요, 잘못된 판정 하나가 관중의 몰입을 방해하며 한순간에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는 만큼 스타 플레이어, 좋은 경기 다 중요하지만, 반드시 판정이 정확해야 K리그도 산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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