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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입시비리 재현 조짐

[취재파일]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입시비리 재현 조짐
지난 3월 31일 대한야구협회는 전 사무국장을 ‘업무방해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수서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전 사무국장이 규정에 맞지 않는 ‘경기실적 증명서’를 발급해 학생 2명이 대학에 입학하도록 도왔다는 겁니다. 이 내용은 취재파일을 통해 자세히 소개한 바 있습니다.

  ▶ [취재파일] 커지는 입시비리 의혹..후폭풍 예고 (기사 클릭)

이후 ‘커지는 입시비리 의혹’을 집중 조명하며 취재파일을 지속적으로 연재해 왔지만, 아직 ‘후폭풍’은 없습니다. ‘빗나간 입시관행’에 대한 경종이 울려 공정한 입시가 이뤄지길 기대했지만, 2016년 대학 입학 수시원서 접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도 아무런 메시지가 없습니다. ‘입시비리’ 관련한 수사를 맡은 경찰은 “아직 수사는 진행 중”이라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빗나간 입시관행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넘치는 제보’에도 수사는 답보

지난 3월 대한야구협회가 제기한 ‘입시비리’ 관련 고소 사건은 처음 수서경찰서 경제팀 수사관 한 명이 담당했습니다. 당시 담당 수사관은 이 사건을 ‘입시비리’라는 큰 틀 보다 ‘야구협회 내부 알력 싸움’으로 인한 ‘단순 고소’사건으로 취급했습니다. 수사가 진전될 리 없었습니다.

이후 ‘입시비리’관련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수서경찰서는 지난 6월 수사력을 확대했습니다. 담당을 ‘지능팀’으로 옮겨 수사관을 추가 배치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입시비리’ 관련 수사망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겁니다. 많은 학부모들과 관련자들의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몇몇 대학 감독과 고교 감독, 협회 임원들까지 수사선상에 올랐고, 수사는 활기를 띄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넘도록 수사는 답보상태입니다.
● 커지는 ’우려의 목소리’

‘입시비리’ 수사의 발단은 ‘대한야구협회의 전 사무국장 고소 건’입니다. 기사를 쓴 기자나 제보를 한 학부모 역시 이 사건의 배후를 밝혀 뿌리를 찾아가는 데 경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길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학부모들은 수사과정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임하던 수사관들이 점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수사가 진척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습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와 의혹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아마야구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 여전한 입시관행…“암암리에 선수 모집”

얼마 전 한 학부모로부터 충격적인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들의 야구특기생 정원 모집은 거의 끝났다는 말이 돌아요. 올해도 달라진 게 별로 없어요. 감독들은 서로 자중하자면서도 암암리에 선수 모집을 해요. 현재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한 대학 감독도 얼마 전 지방의 한 고교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외야수 자리 하나 남았다면서 구체적인 돈 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경찰이 수사는 하고 있는 거죠?”  

경찰의 수사를 받아야할 감독이 또 다른 ‘입시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말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 학부모는 또 “서울 지역 학교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지방 학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웃지 못 할 현실도 얘기했습니다.

무엇보다 ‘입시비리’ 수사가 진행 중인 지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 더 심각했습니다. 지금 아마야구 현장에서는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고, 좀 있으면 조용해 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12년 대대적인 ‘야구특기생 입시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앓았는데도, 오히려 면역력만 더 강해진 듯합니다.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입시비리‘는 이렇게 재현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 수시가 코앞인데…막막한 현실

‘야구 입시비리‘에 희생된 많은 학생들이 지금 재수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선수의 꿈을 버리지 않고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수시 원서 접수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야구 특기생’ 입학을 노리고 있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경찰의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정중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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