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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돋보기] 드라마 '황금의 제국'과 실제 '롯데제국'의 차이는?

[뉴스 돋보기] 드라마 '황금의 제국'과 실제 '롯데제국'의 차이는?
드라마 작가의 통찰력에 놀란다. 요즘 특히... 어쩌면 그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
 
2년 전 '황금의 제국'이란 SBS 드라마가 있었다. '황금의 제국'은 성진그룹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재벌가의 경영권 다툼을 줄기로 한 드라마. 그 싸움에 휘말린 야망 가득한 청년 장태주의 이야기를 한국 경제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엮어 긴장감을 선사했다. 과연 누가 그룹을 차지할 것인지를 두고 매회 반전을 일으켜 마지막까지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는 재벌가 사람들의 욕망과 탐욕에 포커스를 맞추며, '황금의 제국'이 '욕망의 제국'임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욕망의 제국에서 '탈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제국을 유지하는 '제국의 일원'이었을 뿐이다. '음모의 수읽기'에 충실하며 순간의 이해를 위해 연합과 배신을 반복했다.
 
'롯데제국'이 지금 시중의 화제다. 롯데의 경영권을 둘러싼 창업주 장-차남 간 분쟁이 갈수록 가관이다. 일본언론이 골육상쟁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쓸 정도다. 말 한마디가 법이었던 '롯데제국' 에서 더 이상 신격호 총괄회장의 말도 먹히지 않는 것 같다. 자식들은 싸움을 위해 아버지의 건강까지 들먹이고 있다.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친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1년 반 전에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했다. 한때 휠체어를 타고 다녔지만 지금은 지팡이로 걸어 다닐 수 있다. 경영자로서 판단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신동빈 회장측은 "이번 사태는 신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신 총괄회장을 임의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롯데그룹측은 그동안 자제해왔던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진 상태"라고 공개했다.
 
롯데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후계 구도와 지배권이 어떤 형태가 되든지 시장에선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에 있는 롯데쇼핑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호텔롯데의 상장 가능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굿도 보고 떡도 먹겠다는 것이다. 저녁 술자리에선 이번 싸움 승자 맞추기 내기도 벌어진다.      
 
그런데 드라마 '황금의 제국'과 실제 '롯데제국' 사이에는 한가지 다른 것이 있다. 드라마는 총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경영권 공백이 생기면서 싸움이 벌어지지만, 롯데는 그렇지가 않다. 산자의 눈 앞에서 벌어지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싸움이다. 누구 때문에? 왜? 이런 싸움이 벌어진 것일까?
 
신격호 총괄회장은 19살에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껌 하나로 성공을 거머줬다. 자수성가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자신감은 자칫 독선으로 굳어질 수 있다. 언제까지라도 손에 쥐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경영권을 두고, 늘 고분고분 할 것으로 봤던 자식들이 더 이상 말을 듣지 않는 건 자연의 섭리다. 스스로 만든 '욕망의 제국' 후계자들이니까... 

이제 싸움은 주주총회의 표대결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형제의 모친이자 신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가 방한해 '롯데제국'의 가족 모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꼭 중대 결정을 앞두고는 '가족 모임'이 벌어지던데... 자꾸 드라마의 그 장면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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