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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백수'한국 청년이여, 일본을 이용하라!

[월드리포트] '백수'한국 청년이여, 일본을 이용하라!
1. 일본에서 자리 잡은 A씨의 사례

- '고교 열등생, 지금은 유일한 한국인 직원'

15년 전 A씨는 지방의 고등학교에 다녔다. 성적은 뒤에서 세는 게 더 빨랐다. 좋아하는 것은 오토바이뿐이었다. 부모는 '네가 하고 싶은 것 하라'며 자식을 품에서 놓아줬다. A씨는 일본의 3년짜리 전문대학에 진학했다. 전공은 디자인계열이었다. 졸업 후 일본의 세계적인 오토바이 제조기업에 입사시험을 쳤다. 4년제 유명대학 대졸자와 경쟁했지만, 전문대학 출신이다 보니 크레이(진흙)으로 모형을 만드는 분야에서 뛰어났다. 회사는 학벌보다는 오토바이에 대한 관심을 우선 쳐줬다, 결국, 합격했다. 현재는 이 회사의 유일한 한국인 정직원 디자이너로 10년째 근무하고 있다.

 - 한국업체의 스카우트를 거부한 이유는?

한국의 오토바이 제조업체에서 스카우트를 제의했다, 돈은 얼마를 주면 되겠느냐며 물어왔다. A씨는 고민 끝에 일본에 남기로 했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비자만 있어도 일본에서는 아이들 약값이나 병원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 사교육을 시킬 필요도 없다.

게다가 집안이 부자인지, 학벌이 어떤지, 고향이 어딘지, 서로 비교하지 않는다. 한국에 돌아가면, 애들은 애들대로 자신은 자신대로 힘들 것 같았다. 노후를 비교해도 귀국할 이유가 없었다. 일본의 국민연금 수령액은 평균이 23만엔 수준이다. 이미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이 통합돼 있다. 일본 대기업에서 정년까지 일하면 30만엔 수준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현재 월세를 회사에서 보조해주는 단독주택에서 4인 가족으로 살고 있다.

2. 일본은 왜 청년 취업이 잘될까?

최근 일본의 대졸자 수는 55,6만 명 수준이다. 한국은 32만 명이다. 일본 인구가 한국의 3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대졸자 수가 한국보다 적다. 젊은 인구가 감소한 것과 대학진학률이 50%안팎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국은 OECD 최고수준인 70% 선이다.

한국은 학벌을 중시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직하는 청년이 절반이라는 얘기다. 고졸 취업률도 97%를 넘는다. 고졸이라고 결혼 시장에서 비애를 겪지도 않는다. 일본 부모들은 자녀가 좋아하면 그뿐이다. 집안을 비교하고, 서로 조건을 따져보는 것은 먼 나라 얘기다.

일본은 중소기업이 튼튼한 나라이다. 대기업에 입사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연봉과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중소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이라고 임금 체납을 하거나,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거의 없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체납해 갈등이 있다는 기사는 일본에서 거의 접하기 어렵다.

3. '재팬 드림'은 없다 ...
하지만, 성실하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일본은 안정적인 사회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빠른 발전이나 변화는 없는 사회이다. 이미 선진국이라는 얘기다. 빠른 발전이 없는 사회에서는 이방인이 '꿈'을 실현하기란 불가능하다. '아메리칸 드림'이 옛 얘기이듯, '재팬 드림'도 없다. 하지만, 선진국은 육체노동의 대가를 충분히 지급하는 사회이다.

 일본 땅에서 편의점, 식당에서 일만 해도 한 달에 20만엔 이상을 벌 수 있다. 경력이 조금 쌓이고 성실하기만 하면 30만엔 이상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이런 일자리가 널려 있다. 부부가 함께 아르바이트만 해도 50만엔 이상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생활하는 데 '월세'가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다른 비용은 없다. 애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은 물론 중학생 때까지 아동수당이 꼬박꼬박 나온다.

지자체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중학생 때까지는 애들 약값이나 병원비가 제로이다. 공교육이 살아 있어 사교육을 시킬 필요도 없다. 외국이다 보니 '차별'을 느낄 때도 있고, 적응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확립된 곳이다. (물론, 역사인식이나 영토 문제는 별개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차별은 없다. 자신이 성실하기만 하면, 4인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

 4. '아베 정권'이 일본 전부는 아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대학에 가기도 쉽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다. 한국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을 이겨야만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성공한 일부만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얘기다. 아베 정권이 들어선 뒤, 일본은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나 메르스 사태가 한국의 모든 것이 아니듯, 아베 정권이나 지진이 일본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얘기하고, 축구경기 한일전에서 한국을 응원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국 사회가 '선진국'이 되기 전까지, 노동의 가치가 높아지기 전까지,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아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또 일본 사회가 가진 여러 장점을 생각하면 일본을 예외로 할 이유도 없다. 한국 청년은 성실하고, 똑똑하다. 지구 어디에서라도 잘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졸업예정자가 '갑'…회사 골라가는 日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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