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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매 출품됐던 18세기 선암사 불화 귀환

미국 경매 출품됐던 18세기 선암사 불화 귀환
미국 경매에 나왔던 도난 불화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문화재청은 대한불교조계종과 함께 지난 6월 26일 환수한 이 그림을 오늘(21일) 오후 2시 조계종 총무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했습니다.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은 18세기 활동한 승려인 '동악당재인대선사'를 그린 초상화로 전남 순천 선암사 진영각에 봉안돼 있었습니다.

동악당재인대선사는 정유재란 이후 피폐화된 선암사를 중창하고 승풍을 만드는 데 기여한 인물로 전해집니다.

이 진영은 비단에 채색된 그림으로 가로 65㎝, 세로 97㎝입니다.

불화에 대한 정보를 기록한 화기가 남아 있지 않으나, 1999년 조계종이 발간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는 '건륭3년 계해2월○일'로 기재된 점으로 미뤄 1738년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건륭은 1735년 즉위한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연호입니다.

조계종은 "제작 연대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진영으로 1990년대 후반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짐작되나 유출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초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한 미국인이 경매에 이 그림을 출품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통해 불법반출된 문화재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조계종과 진영을 환수하기로 합의한 뒤 즉각 경매소에 도난품임을 통보하고 경매 중지를 요청했습니다.

나아가 진영을 소유하고 있던 미국인과 약 80일간 협상해 기증 형태로 돌려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계종은 환수한 진영 일부를 손본 뒤 소장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심주완 조계종 총무원 문화재팀장은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은 의겸이라는 화승의 수제자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며 "돈을 주거나 정치적 압력을 넣지 않고 불화를 환수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진영 공개에 앞서 작년 10월 합의한 '불교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해외에 있는 불교문화재 조사·연구로 확대하는 이행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 환수는 지난해 협약 체결 이후 얻은 첫 번째 성과"라며 "조계종과 협업해 도난되고 훼손된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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