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엄마와 아내 중 누구를 구할래?" 남자의 선택은…

[월드리포트] "엄마와 아내 중 누구를 구할래?" 남자의 선택은…
여자 친구에게서든, 애인에게서든, 아내에게서든 이런 질문 받아보신 분 여럿 있으실 것입니다. "자기! 엄마와 내가 물에 빠졌을 때 누구부터 구할래?" 거꾸로 어머니로부터 같은 질문을 받은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나와 네 아내 중에 누구를 구할 거니?" 참 철없는 질문입니다. 가정하기조차 싫은 상황에 대해 답을 내라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을 해야 한다면? 정답은 '물어본 사람'입니다. 어머니가 물어보면 '어머니', 아내가 물어봤으면 '아내'를 답해야 가정이 평화롭겠죠. 둘이 같은 자리에 있는데 물어본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이 어디 있어?" 버럭 화를 내고 자리를 얼른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안 일어나는 일이 없는 중국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실제 벌어졌습니다. 한 남성의 어머니와 아내가 동시에 물에 빠졌습니다. 이 남성은 누구를 선택했을까요?

약 일주일전 쯤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고부 갈등이 꽤나 심각한 가정이었나 봅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크게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아들이자 남편인 남성은 중간에서 무마하려 했지만 여자들은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다툼을 벌인 장소가 강가였습니다. 싸움의 열기가 점점 고조되더니 며느리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쳤습니다. "난 도저히 이렇게 못 살겠어요." 그리고 바로 옆 강에 뛰어들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너만 죽고 싶냐? 나도 죽고 싶다."고 외치고 거의 동시에 스스로 강에 빠졌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미처 말릴 틈을 찾지 못했던 남성은 지체 없이 강으로 다이빙 했습니다. 자! 이 남성은 누구를 구했을까요?
현실 속 남성의 선택은 '어머니'였습니다. 남자는 허우적대는 어머니를 끌고 강가로 나와 뭍으로 밀어 올렸습니다. 그럼 남성의 아내는요? 다행히 마침 옆에 있던 또 다른 남성이 뛰어들어 아내를 구해서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머니와 아내 둘 다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중국 언론들은 들썩 거렸습니다. 만고 이래의 황당 질문에 실제 답이 나왔으니까요. 지역 언론들이 이 남성에게 왜 '어머니'를 선택했는지 물어봤습니다. 남성의 답은 간단했습니다. "어머니가 더 연로하시니까요."

나이가 많은 어머니가 물속에서 더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현실적 이유에서였는지, 장유유서라는 유교적 관념에 기초한 행위였는지,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더 오래됐다는 뜻인지 남성이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남성이 정신없이, 우연치 않게 어머니부터 구한 것이 아니라 확실한 의식과 목적을 가지고 어머니를 구했다는 점입니다.

이 사연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거의 대부분(무수히 달린 댓글의 80~90% 정도)이 남성에 대한 칭찬이었습니다. '중국에 아직도 전통적인 도덕이 살아 있다는 사례'라든지, '남녀 간 애정보다 효를 선택한 올곧은 청년'이라든지, '나이가 많은 분부터 구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등의 댓글이 많았습니다.

가장 강력한 댓글은 이것이었습니다. "여자 친구, 아내는 바꿀 수도 있지만 어머니는 평생 하나뿐이다." 반면 이 남성을 걱정해주는 댓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후한이 끔찍할 텐데.', '아내와는 끝났다고 봐야겠네.' 등등입니다. 그중 가장 임팩트 있는 댓글은 이것입니다. "저녁에 남성이 강으로 돌아가 뛰어들게 될 걸."
딱 하나의 사례를 놓고 일반적 중국인들의 선택은 '아내'가 아닌 '어머니'라고 단정 짓기 무리일 것입니다. 실제 최근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한 강연에서 했다는 말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제목은 '어머니보다 아내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1. 나는 어머니가 낳았기 때문에 어머니가 나한테 잘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내는 장모님이 낳았기 때문에 아내가 나한테 잘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감사할 일이지.

2. 어머니가 나를 낳을 때에 겪은 고통은 아버지가 만든 것이므로 아버지는 응당 어머니한테 잘해야 하지만 아내가 내 아이를 낳을 때 겪은 고통은 내가 만든 것이므로 나는 응당 아내한테 잘해야 한다.

3. 내가 어떻게 하든(물론 막 대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영원히 나의 어머니이지만, 내가 잘못하면 아내는 남의 아내가 될 수 있다.

4. 어머니는 내 인생의 3분의 1을 책임질 뿐이지만, 아내는 내 인생의 3분의 2를 책임진다.

5. 아내는 나의 후반생을 보살피니까 어머니는 아내한테 감사해야 하고 어머니의 말년도 아내가 보살펴주니까 나는 아내한테 감사해야 한다.

6. 아내가 종이 한 장 믿고 시집 와서 안 해본 고생하는 것은 나 때문이다. 그러니 응당 감사해야 한다.
앞서 남성의 선택에 동감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마윈 회장의 말에 더 마음이 끌리는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아마도 나이가 많은 분들은 전자,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은 후자가 아닐까요? 즉, 절대적인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답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확실한 진리는 사랑에 있어, 특히 가족 간의 사랑에서 서열은 없다는 점입니다. "아빠가 더 좋아, 엄마가 더 좋아?", "형이 더 좋아, 동생이 더 좋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무의하듯 말입니다. 누구를 더 좋아하느냐 따지느라 낭비할 시간과 노력을 대신 상대방을 더 사랑하는데 쏟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