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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53년 만에 도쿄 도심 해수욕장 "잠수 허용"

<앵커>

'해수욕장인데 얼굴을 물에 담그면 안 된다.' 좀 이상하죠. 일본 도쿄의 해수욕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잠수를 금지해 왔는데, 53년 만에 이를 허용됐습니다. 복잡한 속사정이 있습니다.

도쿄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빌딩 숲이 멀지 않은 도쿄만의 가사이 해변입니다.

개구쟁이들의 물장난이 한창입니다.

어찌 보면, 평범한 도심 해수욕장 개장일 뿐인데 일본 방송국 카메라가 총출동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은 수질오염 때문에 바닷물에 얼굴을 담그는 행위가 금지돼왔습니다.

53년 만인 오늘(18일), 잠수가 허용됐습니다.

[(물에 얼굴 담가봤어요?) 예. 한 번 보여줄까요? 이런 식이죠.]

고도성장기 산업폐수와 생활오수 때문에 1960년대 들면서, 도쿄 도심 해수욕장들은 모두 폐쇄됐습니다.

혹시 물이라도 먹을까 봐 해수욕 금지라는 안내판이 곳곳에 붙었습니다.

수질검사를 거쳐, 2년 전부터 해수욕장이 부분 개장됐지만, 해변을 산책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쿄 바다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은 여전히 찜찜합니다.

[사이키/66살, 도쿄 거주 : 얼굴을 담가도 괜찮다고는 하는데, 글쎄 잘 모르겠네요. 손자하고 왔는데 얼굴은 안 담그니까.]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은 원전사고 이미지를 털어내는 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반세기만의 잠수 허용은, 청정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은 일본의 속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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