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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뚝뚝' 떨어지는 폐차 부품…엉터리 처리

<앵커>

우리나라에서 폐차되는 차량은 1년에 80만 대, 하루에 2천 대가 넘습니다. 폐차에서 나오는 부품 가운데 고철 등은 분리해서 재활용해야 하는데, 이때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토양이나 대기를 오염시키기 쉽습니다. 당연히 부품에 남은 기름을 잘 제거해야 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기동취재,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쇠를 녹여 철강재를 만드는 충남 당진의 한 제강소 앞입니다.

고철을 실은 화물차들이 들어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싣고 있는 건 대부분 철골 같은 건설 폐기물인데, 까만 기계 부품들이 눈에 띕니다.

가까이 다가가 봤습니다.

차량 앞바퀴 방향을 조정하는 너클과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 가스 방출 기관인 머플러 등 모두 자동차 부품들입니다.

원래 부품 모양 그대로입니다.

폐차 부품은 파쇄 업체에서 잘게 부숴 기름 찌꺼기와 고무 등을 제거한 뒤 고철로 재활용해야 하는데, 부품이 통째로 반입되고 있는 겁니다.

[화물차 운전자 : 이것저것 다 섞였죠, 고철이. (차량) 하체에서 다 나오니까. 엔진부터 엔진 해체한 거랑 껍데기까지 다 (실려 있죠.)]

수거된 폐부품들을 잘라봤습니다.

기름이 줄줄 쏟아져 나옵니다.

고무도 떨어져 나옵니다.

이 상태로 잘게 부숴 봤습니다.

기름 찌꺼기를 제거하지 않고 잘게 부순 자동차 부품들입니다.

이렇게 부품 여기저기에 검은 기름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름을 미리 제거하지 않으면 보관과 운반 과정에서 땅이나 하천으로 흘러들 수 있고, 기름이 남은 상태로 부품을 녹이면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활용 대상 고철은 파쇄하고 기름때까지 최대한 제거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 제강사는 기름이 가득 든 폐부품을 용광로에 그대로 집어넣고 있습니다.

제강사 측은 업계 관행이라고 말합니다.

[제강사 직원 : 제강사에서 (폐부품을) 안 받으면 어디서 처리합니까. 저희만 (받는 게) 아니고 아마 국내 제강사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폐유가 들어가 있는 이런 고철들이 적정하게 관리될 수 있는 유통질서가 바로 잡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폐유가 제거되지도, 파쇄되지도 않은 폐부품을 반입한 제강업체 2곳이 지난 5월 인천과 당진에서 각각 적발됐지만 경고와 시정명령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홍종수,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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