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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당 간판 달고…노인 울리는 '신종 떴다방'

<앵커>

어르신들의 쌈짓돈을 뜯어내가던 노인 상대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더니 요즘은 이게 포교당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해서 노인들을 또 울리고 있다고 합니다.

포교당 또는 포교원 간판을 달고 사찰에 위패나 불상을 대신 모셔 준다고 하는 건데 터무니없는 가격을 받으면서 불상이나 위패를 팔아서 거액을 챙기는 유사 포교당이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사찰 포교당이 들어선 반지하 건물.

[(만나서 반갑습니다. 성불하세요.) 성불하세요.]  

포교원장이 법회를 여는가 싶더니 갑자기 트로트를 부릅니다.

분위기가 달아 오르자 선물 공세가 시작됩니다.

[유사 포교당 원장 : 오전에는 각티슈를 드릴 겁니다. 오후 2시에 오실 때는 계란을 드릴 거예요.]  

상가 건물 6층, 또 다른 포교당.

1대 1로 불자 수행을 알려준다더니, 온 가족 사주풀이에 열중합니다.

[유사 포교당 실장 : (사위가) 앞으로 돈을 갖다 줄 사주 구성이 안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안 뜯기면 다행인데요.]  

딸에 사위까지, 액운만 가득하단 얘기를 한 지 1시간, 마침내 본론을 꺼냅니다.

[딸한테 얼마 정도를 투자하실 수가 있습니까? 자동적으로 좋아지기 바란다면 투자를 하셔야 된다는 얘기죠.]  

특별히 삼존불을 모셔야 한다며 가족 4명 몫으로 현금 1천260만 원을 요구합니다.

[저승까지 그 불(부처님)이 따라가요. (4명에) 1,152만 원 더하기 108만 원은 1,260만 원. 위패까지.]  

선물 공세로 환심을 산 뒤 석 달간 집중적으로 종교용품을 판매하는 떴다방식 유사 포교당입니다.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정작 운영권을 내준 사찰들은 이런 사정을 모르고 있습니다.

[포교당 운영 허가 사찰 스님 : 우리가 임명한 것은 포교당 '단장'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이 관리하는 것은 그쪽에서 감독하고, 저희한테는 정확하게 보고를 안 합니다.]

사찰들은 대개 거액을 기부한 신도를 포교단장으로 임명하고 운영권을 위임하는데, 단장들은 위패나 불상 봉안비의 약 30%를 받는 조건으로, 각 포교당 영업 방식에 간섭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사 포교당들은 위패만 모시면 영원히 기제사를 면제 받는다고 속이거나,

[유사 포교당 실장 : (위패에 기일을) 그냥 9월 9일로 해. 그러면 제사를 안 지내도 돼.]  

불교 교리를 덧씌운 수의나 상조 상품을 고가에 팔고 있습니다.

[유사 포교당 원장 : (불상·위패 봉안) 다 하고 마지막에 토탈 (상조상품)을 판매하죠. 제일 비싼 게 200(만 원짜 리.)]  

건당 70%씩 현금을 챙긴다는 소문에, 과거 노인 상대 떴다방식 홍보관들이 속속 포교당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유사 포교당 원장 : (노인 상대) 행사장 하던 사람들이 절을 뚫은 거죠. 서울, 경기에 포교 활동하고 있는 사찰만 36~37개. 거기서 10개 팀씩 만 해 봐요.]  

종교라는 이름 뒤에 숨어 서민 경제에 흠집을 내고 탈세를 일삼는 집단에 대한 감시와 감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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