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700MHz 주파수,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만

[취재파일] 700MHz 주파수, 소모적 논쟁은 이제 그만
"2012년 급증하는 모바일 통신량을 감안해 통신용으로 결정했던 700MHz 주파수 대역 일부를 초고화질(UHD) 방송으로 돌려 KBS1·2, MBC, SBS, EBS 등 5개 지상파 방송 채널에 무료로 배분한 것이다."
 
오늘(13일) 한 신문 매체에 실린 기자 '칼럼'입니다. 최근 정부가 국회에서 밝힌 700MHz 주파수의 지상파 UHD 분배 계획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칼럼에서 인용한 문장만 놓고 보면 마치 정부가 700MHz 대역에서 이미 통신용으로 결정했던 주파수 대역을 '취소'하고, 이 자리를 방송용으로 결정했다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 문장은 사실관계가 틀렸습니다.
 
정부가 2012년 급증하는 모바일 통신량을 감안해 통신용으로 결정했던 700MHz 주파수 대역은 40MHz 폭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12년 1월에 수립한 '모바일 광개토플랜'에 따른 것입니다. '모바일 광개토플랜'은 2020년까지 600MHz 폭 이상의 신규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확보하는 중장기 계획입니다. 이 모바일 광개토플랜의주요 내용 가운데 700MHz 주파수 부분만 보면 2013년까지 40MHz 폭을 확보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단기 계획으로 확보하려는 170MHz 폭 가운데 700MHz에서는 40MHz 폭, 2,1GHz  대역과 1.8GHz 대역에서 각각 60과 40MHz 폭을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이 때 '통신용'으로 우선적으로 결정된 700MHz 주파수 대역의 40MHz 폭의 위치는 상향 20MHz 폭(728-748MHz)과 하향 20MHz 폭(783-803MHz)입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들어오고, 옛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전파 진흥과 관련된 업무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모바일 광개토플랜'을 다시 만들게 됩니다. 그게 지난 2013년 12월의 일입니다. 옛 방통위의 것과 구분하기 위해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이라고 부르게 된 이 계획에서는 700MHz 대역에서의 주파수 확보 계획을 40MHz로 적시하는 대신 알파(α)MHz로 '뭉개' 놓습니다. 통신용 주파수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700MHz 대역에서 40MHz 폭보다 통신용 주파수를 더 많이 확보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미래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하지 않습니다.

이후 700MHz의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반 활동과 국회 국정감사 논의, 그리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주파수 소위원회 활동 등 다양한 논의가 정부와 국회, 그리고 외곽에서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700MHz를 방송과 통신이 일정 부분 나눠서 사용하는 최근의 결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걸 그림으로 보여드리면 이렇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그림과 비교해 보시죠. 정부의 새 분배 방안은 모바일 광개토플랜이 2012년 1월에 결정한 통신 대역 40MHz를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 이후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국가재난망이 '통합공공'이라는 이름으로 상·하향 10MHz씩 20MHz 폭을 배정받았고, UHD 방송은 모두 합해 30MHz 폭을 배정받아 5개 채널이 사용하게 한 것이 정부의 분배안입니다. 따라서 '통신용으로 결정했던 대역 일부를 초고화질(UHD) 방송으로 돌렸다'는 표현은 엄밀하게 말하면 맞지 않습니다. 40MHz 폭도 그대로 살아 있는데다,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에서 알파(α)MHz로 표시했던 대역은 애초에 그 폭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지금까지의 논의 결과를 반영한 주파수 분배 고시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주파수정책심의위원회가 개정안을 심의·검토한 뒤 확정하면 고시 개정이 마무리됩니다. 정부와 국회, 방송계와 통신업계, 그리고 학회와 시민단체들이 오랜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은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모적 논쟁은 이제는 그만 지양해야 할 때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