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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대한민국 최저임금, 그리스보다도 더 낮아"

대담 : SBS 김범주 기자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시간입니다. SBS 김범주 경제전문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오늘 올해 최저임금이 결정될 예정이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원래는 지난달 말까지 정했어야 했는데, 많이 미뤄졌습니다. 그만큼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 그런데요. 노동자 쪽하고 사용자 쪽하고 원하는 금액이 아주 많이 달라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 다른데요?

▶ SBS 김범주 기자:

먼저 최저임금 정하는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최저임금 위원회라는데서 정합니다. 위원이 모두 27명인데,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요. 9명은 노동계, 9명은 사용자 측이고요. 나머지 9명은 주로 정부에서 지정하는 공익위원이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노동계하고 사용자 쪽하고 극과 극으로 의견을 내는데, 공익위원들이 그 중간 어디 쯤엔가에서 조정안을 내는 역할을 하게 되는거죠. 그런데 올해는 노동계가 왜 최저임금 만 원을 주장하면서 협상에 나섰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랬죠.

▶ SBS 김범주 기자:

지금 최저임금이 시간당 5천580원이란 말이죠. 그런데 노동계는 만 원, 사용자는 동결, 이렇게 시작이 됐습니다. 협상이란건 시작할 때는 서로 최대치를 놓고 말을 하면서 좁혀가는 거니까,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제까지 11번을 만났는데 노동계는 8천2백 원까지 내려왔고요. 사용자는 처음엔 30원을 올렸다가, 어제는 65원 올해보다 올리는 걸로, 5천645원을 제시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차이가 굉장히 크네요.

▶ SBS 김범주 기자:

크죠. 2천5백원 차이니까요. 오늘 결론을 낼 예정인데, 둘이 타협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렇다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공익위원들이 중간에서 중재안을 내게 될 텐데요. 한때는 공익위원들이 주로 사용자 쪽 편을 들기도 했었는데, 요샌 분위기가 좀 많이 다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부 쪽에서 작년 말부터 최저임금을 올려야 된다는 입장이잖아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경기를 살리는데 최저임금 올리는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거죠. 그것도 그럴게, 최저임금 받는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 돈을 더 벌면 소비로 쓰는 성향이 부자들보다 높은 편입니다.

왜 안 그렇겠어요. 지금 현재 최저임금으로 한 달 꼬박 일한다고 봤을 때 월급으로 치면 116만 원이거든요. 살기에 절대로 넉넉한 돈이 아니니까, 소비로 대부분 나가게 되는거죠.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도 내수 진작에는 최저임금 올리는 게 맞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 공익위원들은 현재 예상으론 6천2백 원, 3백 원 정도에서 중재안을 내놓고 표결로 가져가려고 할 가능성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사용자 쪽은 반발하겠는데요.

▶ SBS 김범주 기자:

65원 올리겠다고 했는데 650원은 오르게 생겼으니까요. 반발할거고, 그래서 회의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116만 원 월급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6천2백원 정도 올려도 월급 130만 원 수준입니다. 내수 살리기, 이런 것도 있지만 사람값 깎아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도 중론이예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OECD 25개 나라 중에 17위거든요. 빚 못 갚아서 난리난 그리스보다도 낮습니다. 정부가 앞으로 몇 년 간은 단계적으로 계속 올릴 예정이라고 하는데, 산업계도 여기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를 모두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음 소식은요?

▶ SBS 김범주 기자:

경제단체나 시민단체나, 경제와 관련된 자기들 주장을 할 때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죠.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말이 맞다 이런건 데, 기자 입장에선 이런 걸 다루는 게 참 힘들어요. 이게 맞나, 어떻게 조사한 거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단 말이죠. 이번 주에도 이런 궁금증이 드는 설문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왜 주말에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하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우리나라 국민 78%가 찬성한다는 조사였어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이 아닌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사실이 아니라기보다,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서 사람들 대답이 달라지거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눈치가 빠르고 마음들이 여리기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서 뭘 물어보면요,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착한 대답을 합니다. 이건 우리나라에서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고요. 어디나 다 그렇거든요. 대표적으로 이런거죠.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환경에 좋은 제품을 쓸 의향이 있으십니까, 만약에 이렇게 물으면 뭐라고 답을 할까요.

▷ 한수진/사회자:

쓰겠다고 하겠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그런데 그 말 믿고 친환경 상품 내놓으면 쫄딱 망한다는 거죠. 대답은 그렇게 했는데 결국 손은 싼 물건으로 가게 됩니다. 이번 조사도요, 비슷해요. 중소기업 중앙회가 천 명한테 전화로 물었거든요. 그런데 전화를 걸자마자 이렇게 친절한 설명을 먼저 해줍니다.

이 규제가 뭐냐면 대기업들이 전국 곳곳에 대형마트하고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어서 각 지자체들이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마트를 규제하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던거죠. 아니, 대기업에 맞서서 전통시장 지키는데 동의하느냐고 묻는 거나 마찬가진데, 누가 아니라 그러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네요. 듣고 보니.

▶ SBS 김범주 기자:

옳은 조사방법이 아니란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죠. 그래서 78%가 네 동의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한거에요. 그래서 동의가 되버린거고 그리고 이어서 뭐라고 묻냐면 이게 소비자한테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냐?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과 맞벌이 부부 같은 소비자들이 쉽게 마트 가서 장 보는 것 중에 어느 것이 중요하냐고 또 물어요.

그러면 물어본 사람이 원하는 답을 할 수밖에 없는거죠. 전통시장 살리는 조친데 불편하세요라고 물으면 아 뭐..참을 수 있어요.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느는거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왜 조사를 이렇게 했을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중소기업중앙회가 마트 영업규제를 더 세게 하자, 이런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여론조사 하는데 몇 천 만원이 들어가는데, 그 돈 들여서 원하는 답을 얻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는 가거든요.

그래도 방법은 이게 아니죠. 전화를 해서 물어봤어요. 만약에 반대로, 전화를 걸자마자 마트에 주말에 못가서 불편해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이렇게 물었다면 정반대 답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어요. 문제는 반대로 기업 쪽 여론조사도 그렇고, 경제단체, 심지어 정부 부처까지도 여론조사를 이렇게 하는데가 굉장히 많다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불신을 불러올 수밖에 없죠 이러면.

▶ SBS 김범주 기자:

그러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조사가 나와도 인용하는데 극도로 좀 조심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검색해보시면 알겠지만, 저 보도 자료가 그제 나왔는데, 그제 여기저기 언론들이 그냥 아무런 해석 없이 저 자료를 받아서 기사를 썼다는거죠.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댓글만 봐도 어디서 조사했냐, 무슨 의도냐, 이런 게 쭉 달렸습니다. 여론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고 싶어도 이런 식이 아닌, 정정당당한 방법을 찾아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네, 잘 들었습니다. <깐깐경제> SBS 김범주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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