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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당시 감염 공포 없어…메르스 치료 받으며 환자 이해"

'메르스 CPR' 신교연 간호사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 복귀

"심폐소생술 당시 감염 공포 없어…메르스 치료 받으며 환자 이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심폐소생술(CPR)에 참여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던 건양대병원 신교연(39·여) 간호사가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에 복귀했습니다.

오늘(7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에서는 신 간호사의 퇴원과 병원 복귀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그는 지난달 이 병원에서 격리돼 치료를 받던 80대 남성 메르스 의심환자의 심폐소생술에 참여, 무의식중에 흐르는 땀을 닦다가 메르스에 노출됐습니다.

신 간호사는 메르스 감염 확진 이후 충남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 4일 퇴원했습니다.

신 간호사가 병원 로비에 등장하자 박창일 병원장과 배영희 간호부장 등 의료진들은 차례로 그를 꼭 안아주면서 복귀를 환영했습니다.

아직 능동감시자인 신 간호사는 마스크를 한 상태였습니다.

그간 마음고생을 했던 배 간호부장과 동료 의료진은 신 간호사를 보자마자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신 간호사도 눈물을 흘리며 보고싶었던 동료와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는 "저로 인해 격리된 많은 동료와 병원의 피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병원 건물을 보면 눈물이 나기도 했고, 동료 간호사들이 정말 보고 싶었다"며 울먹였습니다.

건양대병원은 초등학생 등 시민이 의료진에게 보내준 응원 편지를 모아 신 간호사에게 전달했습니다.

편지를 살펴보며 그는 "평범한 간호사인데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많은 힘을 얻었고, 의료진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을 더욱 위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어진 브리핑에서 신 간호사는 메르스 의심환자 심폐소생술 참여 당시 '감염 공포는 전혀 없었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심폐소생술에 가장 숙련된 사람인 자신이 참여하는 것이 당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환자 생사가 달린 상황에서 자신이 감염될까 두려워 치료를 망설이는 의료진은 본 적이 없다"며 "저희 의료진은 어떤 상황에서든 의료현장을 떠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 간호사는 메르스 치료를 받으면서 환자의 마음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20일이 넘게 격리돼 있는 동안에는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고 답답했던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병실 안에 혼자 있다보니 하루가 길고 우울해 의료진이 들어오는 시간이 가장 기다려졌다"며 "온종일 천장만 쳐다보고 계시는 환자들은 하루가 얼마나 길지, 간호사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그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퇴원을 며칠 앞두고서는 '말년 병장'의 기분을 느꼈다는 그는 이어 "침상에 계시는 환자들 옆에서 그분들의 손과 발이 돼야겠다고 느꼈고, 주사 하나를 놓더라도 더 많이 설명드리며 신경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며칠 더 휴식을 취한 뒤 내주부터 병원에서 업무를 다시 시작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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