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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정의'의 관점에서 바라 본 '유승민 사태'

입을 굳게 다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속내와 셈법을 파헤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언론이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기술적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인데요, 조금 순진한 발상일 수는 있지만, 무엇이 더 옳은 일인지 정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이경원 기자가 지금은 좀 더 고지식해져도 될 것 같다며 취재파일을 남겼습니다.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는 현 상황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난무합니다. "정책 노선 투쟁이다.", "아니 대통령의 노림수다.", "아니다. 친박과 비박 간의 공천 싸움이다." 등등 이런저런 배경 설명은 넘치고도 남습니다.

심지어 마치 스포츠를 중계하듯 "대통령이 어퍼컷을 휘둘렀다.", "유승민이 잽을 날렷다.", "과연 KO패를 당할 것인가?"하는 식의 표현도 쏟아집니다. 하지만 정치는 계산과 지략이 보다 정의가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 행위를 과정과 결과로 나누어 본다면 정의에 부합하는 과정은 민주주의 절차를 따르는 것이고 정의에 부합하는 결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입법부와 행정부가 엄연히 분리돼 있는데도 특정 개인의 의중에 따라 권력 지형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나, 여당과 청와대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식 자체가 다수의 의견을 중시하는 절차 정의에 부합하는 건지 의문이 생깁니다.

마찬가지로 원내대표는 당 의원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한 인물인데, 끌어내릴 때도 의원들의 합의를 전제하는 게 절차 정의에 더 가까운 게 아닌지 묻게 됩니다.

결과의 공공성 측면에서도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게 공익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는 으레 정치를 이야기할 때면 정무적인 분석만 앞설 뿐 정의는 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때로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언론이 판단의 준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이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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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하루가 멀다하고 최신예 첨단 무기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고 중국의 발흥을 견제하기 위해 주일미군의 눈과 귀를 강화하고 있는 건데요, 김태훈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자세히 전했습니다.

괌의 앤더슨 기지에 있는 미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가 이번 달부터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 한시적으로 배치됩니다. 작년엔 2대를 파견했었는데 올해는 그 숫자를 2배 늘린 겁니다.

연말까지 일본에서 운용될 텐데요, 글로벌호크는 5천 km 이상 날아가 20km 상공에서 북한 면적보다 넓은 14만 ㎢를 36시간 동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에는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인 챈설러스빌도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입항했습니다.

타이콘데로가급으로 90년대 전후에 건조돼 선체는 제법 오래됐지만, 그동안 아태 지역에 한 번도 전진 배치된 적 없는 최신 버전으로 전투 체계를 업그레이드해서 미사일 탐지와 추적, 요격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런데 미 해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타이콘데로가급을 포함한 최신 함정 14척을 추가로 일본에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나라의 해군 전력을 일거에 파견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밖에 작년에는 이곳에 탄도미사일 레이더 함정인 하워드 로렌젠함도 들여놨고, 벌써 3기째인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 1기도 교토로 들여보냈습니다.

언제 함부로 도발할지 모르는 북한과 유일하게 미국과 맞설만한 군사력을 갖춘 중국이 곁에 있다 보니 미군이 동북아로 집결하고 있는 건데요, 김 기자는 이런 분위기가 우리 안보에 나쁠 게 없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한반도 주변이 화약고가 될까 두렵다는 우려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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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요리하는 재미에 푹 빠진 분들 많은데요, 요리를 단지 만들고, 보고, 맛보는 것뿐 아니라 요리를 읽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국내 국외 할 것 없이 요리를 주제로 한 책들이 뜨고 있단 소식, 지난주 저희 8시 뉴스에서도 전해 드렸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을 조지현 기자가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출판업계에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는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순수 요리책이 2위에 오른 겁니다.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인데요, 재미있는 건 이 책이 신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작년 8월에 초판을 찍었습니다.

보통 새로 나온 책이 상위권을 차지한 뒤 서서히 내려오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례적으로 갑자기 인기를 끌며 차트 역주행을 한 겁니다.

하기야 '백 선생'이라 불리는 백종원 씨가 나오는 프로그램마다 시청률이 자체 최고치를 경신한다 하고 그가 소개한 '만능 간장'을 따라 만들었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 데다, 이제 그의 '소통법'까지 화제가 되는 걸 보면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이와 함께 공지영 씨의 에세이집 <딸에게 주는 레시피>도 톱텐 안에 자리하며 강세를 보였는데요, 물론 공지영이라는 작가의 힘이기도 하겠지만, 요리를 소재로 하고 있단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일 겁니다.

소제목들을 보면요,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에는 시금치 샐러드, 자존심이 깎이는 날 먹는 안심 스테이크, 모든 게 잘못된 것 같이 느껴지는 날은 꿀 바나나 이런 식으로 요리법과 함께 엄마의 지혜와 조언도 전수해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갈수록 요리책이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을 벗고 있어서 두툼한 양장본에 작품 같은 사진이 실린 전형적인 요리책부터 싱크대에 쏙 넣어두기 좋은 얇고 작은 요리책, 그리고 사진보다 글이 더 많아서 "어, 이게 요리책인가?" 싶은 요리책까지 다양합니다.

요리책을 살 때 단순히 그 안에 들어 있는 레시피만을 얻기 위해 사는 건 아닐 겁니다. 레시피는 인터넷에도 널렸죠.

대신 한 권의 요리책을 손에 들 때 흐뭇해지는 건 음식을 완성해서 누군가와 나누어 먹을 따뜻하고 즐거운 순간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때문일 텐데요, 여기에 덤으로 요리책을 자주보다 보면 실제로 주방에 섰을 때 전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조 기자는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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