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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가물고 강은 녹조로 신음…낙동강·한강 극심

가뭄·고온현상 외에 '4대강 사업'·수중보 등 원인

땅은 가물고 강은 녹조로 신음…낙동강·한강 극심
전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타들어간 것도 모자라 강물마저 녹조로 덮여 신음하고 있습니다.

낙동강에 이어 한강 하류에서 예년보다 한 달이나 이르게, 그것도 매우 심한 녹조가 나타났습니다.
한강 녹조
어업인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환경단체에서는 물길을 막는 보를 제거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오늘(29일) 서울시는 한강에서 녹조 채취를 했습니다.

지난주 비가 내리고 나서인 27∼28일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신곡) 수중보 구간은 마치 초록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 녹조 현상이 심각했습니다.

관측 결과에 따라 조류경보나 냄새경보를 발령할 예정입니다.

한강하류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행주어촌계 심화식(60) 총무는 "주말 전까지만 해도 녹조가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다"며 "(27일 아침) 조업활동을 나왔는데 녹조가 유독 심하고 그물에 죽은 물고기들이 수두룩했다"고 전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아온 박찬수(57) 행주어촌계장도 "이렇게 심한 녹조는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녹조 현상은 최근 몇 년 간 낙동강에서 먼저 나타났습니다.

이미 지난 8일 낙동강 달성보 인근, 고령교∼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우곡교 등 3곳에 녹조가 나타났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조류경보제를 시범운영하는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칠곡보에서 클로로필-a와 남조류를 조사한 결과, 지난 22일 강정고령보에서 클로로필-a 농도 26.6mg/m3, 남조류 세포 수 1만8천284cells/ml가 측정됐습니다.

이는 조류경보제 발령기준 경보 단계를 1회 초과한 것으로, 경보 단계를 연속으로 2회 초과할 경우 조류경보를 발령합니다.

칠곡보의 경우 조류경보제 발령기준 예방단계(출현알림) 기준 이내로 측정됐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오늘(29일) 이뤄지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 측정 결과에서도 두 항목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조류 경보를 발령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강원도 춘천 의암호에서 유해 남조류 초기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금강과 영산강 유역에는 아직 녹조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도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이후 녹조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도권 시민의 상수원인 팔당댐 앞 지점에 조류(녹조)주의보가 내려진 시점은 한여름이던 8월 5일입니다.

올해의 경우 오늘(29일) 오후 현재 아직 관측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조류경보 발령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한 달이나 이른 시점에 녹조현상이 심각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관측했을 땐 한강 상류 수계에서는 녹조가 거의 관측되지 않았고 하류 수계에서는 남조류 세포수가 400cells/㎖으로 측정됐습니다.

환경부는 매주 전국 주요 하천에서 2회 이상 채취했을 때 연속해서 클로로필-a 농도가 15㎎/㎥ 이상이고 남조류 세포수가 ㎖당 500개 이상이면 조류주의보를 내립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들어 가뭄이 심각하고 일조량이 많아 녹조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팔당댐 물 방류량은 평소 초당 200톤을 흘려보내는데 이달에는 계속 120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비가 내린 뒤에야 어제(28일) 기준 초당 155톤을 흘려보냈습니다.

그러나 방류로 녹조가 제대로 제거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낙동강 녹조가 심각해지자 국토부는 지난주 대구 강정보 등 4개 보 수문을 동시에 열어 5시간 동안 500만 톤의 물을 방류했습니다.

그런데 보 바로 인근 취수장에서도 남조류가 오히려 급증, 일시적 현상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편 한강 하류 녹조현상으로 생태계에 비상이 걸린 것과 관련해 환경단체에선 신곡수중보를 주 원인으로 지목하고 철거를 촉구했습니다.
한강 녹조
서울환경운동연합(서환연)은 오늘 오전 11시 경기도 고양시 행주대교 북단 행주나루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서환연은 최근 발생한 한강하류 녹조와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 팔당댐 방류량 감소,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의 초기 빗물 처리시설 부족, 물흐름을 막은 신곡수중보에 의한 수질 악화 등을 꼽았습니다.

앞서 어민들도 정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행주어촌계는 지난봄 정체불명의 끈벌레로 어업 피해를 본 데 이어 녹조까지 덮치자 생태계 이상 원인을 정확히 밝혀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도 녹조 심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보 건설로 강물을 가둬둔 이래 4년 연속해서 녹조가 나타났다"며 "녹조는 맹독성 물질인 남조류를 포함하고 있어 식수원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강 녹조
대구지역 낙동강을 뒤덮은 녹조가 점차 북상해 경북 구미와 칠곡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이달 14일 구미 동락공원 부근 낙동강에서 녹조가 보였습니다.

이어 23일부터 칠곡군 약목면 덕산리 지천과 남구미대교 부근 광평천 등 구미와 칠곡 지천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지점에서 짙은 녹조가 나타났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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