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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초기 진단이 중요한데…바뀐 우선순위

<앵커>

국내 메르스 첫 환자는 중동에서 귀국한 뒤에 지난달 11일부터 증세가 나타났지만, 열흘 가까이 지나서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병원 4곳을 옮겨다니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슈퍼 전파자가 됐습니다. 전염병을 초기에 잡으려면, 환자들이 처음 찾는 동네 병의원이나 보건소가, 확진을 빨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부의 대책엔 이게 없습니다.

메르스의 교훈,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메르스 환자가 탄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합니다.

구급 대원은 방호복을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뒤따라 내리는 환자나 보호자는 방호복 없이 마스크만 쓰고 있습니다.

병원 방문객이 그 옆을 지나고 경비원도 아무 보호장비 없이 환자를 안내합니다.

이처럼 메르스 확산은 무지와 초기대응 실패에서 비롯됐습니다.

정부의 대책도 당연히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하지만 국회에 상정된 감염 병 예방과 관련한 법 개정안은 감염 병 전문병원을 세우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세종시에 300병상 규모로 짓는 안이 유력합니다.

전문병원은 치료에 중점을 둔 사후적 대처이지 신종 전염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차단하는 대책은 아닙니다.

신종 전염병에 걸린 지 모르는 환자가 전문병원을 찾는걸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권용진/국립중앙의료원 메르스 상황실장 : 감염병 전문병원은 사망률을 낮추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병원입니다. 감염병의 발생을 막거나 전파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시급한 건 신종 전염병 환자를 처음 접하는 병 의원과 보건소가 이를 진단하고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호흡기 환자는 별도의 공간에서 보호 장구를 갖추고 진료하는 여건을 지역 병원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가 신종 전염병 정보를 각 의료기관과 실시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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