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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 자원봉사자들 "20년 지나도 재난 대처 미욱하기 짝이 없어"

"세월호 참사와 닮은 꼴…사고관계자·책임자 처벌 솜방망이"

삼풍백화점 참사 당시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20년 만에 다시 모였다.

이들은 참사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재난대처 모습이 미욱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는 참사 당시 민간 자원봉사자로 활약한 활동가 5명과 함께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남동 사무실에서 '삼풍참사 20년, 우리 사회는 무엇을 남겼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와 지난해 세월호 참사는 '닮은꼴'이라며, 희생자는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겼는데 사고 관계자나 책임자의 처벌은 솜방망이였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사후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늑장대응과 미흡한 태도는 국민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세월호 참사에 이어 메르스 공포에 빠진 현실을 보면 사건·사고 현장에서 국가 지도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대형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한 안전교육 시스템과 민간 전문가 양성, 민관 협력관계 재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민간 자원봉사자 5명은 모두 20년 전 삼풍 참사 현장에서 짧게는 3∼4일, 길게는 28일간 구조 작업을 하거나 유가족 지원을 했던 이들이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참사 직후 현장에 도착해 28일 동안 지하에서 구조 작업을 도왔다.

육광남 재해극복시민연합 대표는 참사 당일인 6월 29일부터 16일간 인명 구조에 나섰다.

참사 당시 경기도 구리에서 목수로 일하던 최영섭 전 학사모 봉사단장은 방송 뉴스에서 톱 등 구조도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갖고 있던 톱 10자루를 들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당시 전기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던 김성기 1365중앙구조단 단장은 참사 3일 후 회사에 휴가를 내고 나흘 동안 밤샘 구조작업을 도왔다.

이호현 창신마을 공동체 대표는 구조 작업을 도우려고 현장에 왔으나,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유가족 등 지원 활동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정부 구조대가 2차 붕괴위험이 있어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무너진 건물 지하에 남은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김 단장은 "최근에는 소방 구조대가 유압장비나 매몰자 탐지기 등을 많이 갖추고 있지만 초기대응이 미흡한 것은 당시와 같다"며 "(구조를 위해서는) 민간과 협력을 잘해야 하는데 소방 구조대보다 늦게 현장에 가면 통제선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라며 민간 자원봉사자들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후 1시 40분께 삼풍 참사 현장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으로 옮겨 삼풍백화점 희생자들을 위한 헌화와 묵념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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