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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살면 돼" 이기심이 키운 공포…배려로 극복

정성엽 기자 jsy@sbs.co.kr

작성 2015.06.25 21:08 수정 2015.06.25 21: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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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각자도생, 저마다 제 살길을 도모한다는 한자어죠.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나 편한 대로 하겠다는 일부의 이기심이 메르스 공포를 더 키우고 있는데요, SBS 연중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25일)은 공존을 위한 배려를 생각해 봅니다.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메르스 공포가 남의 일인 줄 알았던 서울의 한 자치구가 발칵 뒤집힌 건 지난 8일입니다.

메르스 확진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한 구민이 몰래 귀가한 사실이 엿새 만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김수경/금천보건소장 : 이분이 몰래 그냥 도망을 나오신 거죠. 도망을 나와서 자기가 버스를 타고 저희 관내로 들어오셨죠. 난리가 났었죠, 실제로 난리가 났죠.]

이 한 사람 때문에, 61명이 가택에 격리됐고, 70여 명의 전담 공무원에 5천만 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한 보건소에선 일방적으로 연락이 끊은 자가 격리자로 인해 며칠 동안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 (휴대전화를)껐다 켰다 하고 막 그랬나 봐요. 보건소에서 애를 많이 먹었나 봐요. 보건소 입장에서는 속이 탔겠죠.]

추적 끝에 파악한 격리자의 위치는 자택이 아닌 친정집이었습니다.

[손석한/정신과 전문의 : 나만 잘살면 된다는 식의 분위기가 퍼진다면 그 사람들 때문에 전체를 믿지 못하고, 또 더욱 더 자기 자신을 챙기게 되는, 더욱 더 이기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가 있다는 것이죠.]

처음 접하는 질병, 그런데 미덥지 못한 정부의 대응.

그러니 나 편한 대로 하겠다는 이기심, 이런 틈새를 파고든 메르스는 더불어 사는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괴물로 커버렸습니다.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 장기적인 이익과 단기적인 이익을 국민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현명하게 할 수 있을 때 이 사회가 지탱된다.]

마을 전체가 2주간 격리됐던 전북 순창의 이 마을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 모습입니다.

[박진순/77세 :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며칠 동안 방에 가만히 앉아 있었어. 나가지도 못하게 해.]

[오병조/81세 : 아주 철저히 했죠. 아마 그렇게 했던 결과인 거 같아요, 무사히 이렇게 지내는 것이.]

추가 확진자 없이 위기를 이겨낸 주민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배려하는 값진 경험도 함께 맛봤습니다.

[매일 '이제 앞으로 며칠 남았습니다' '그동안 전부 극복을 잘합시다' '좋은 결과가 옵니다'라고 방송해주고 그러면 많은 위안을 받았죠.]

[(답답하셨을 거 아닙니까?) 답답해도 어떻게 해, 여러 사람이 좋아야지.]

메르스 공포로 인해 우리 사회의 이기주의 민낯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공존을 위한 배려의 가치를 새삼 확인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