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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쪽잠자며 간호…문제 많은 '한국식 간병문화'

<앵커>

병실에는 간병하는 가족이나 병문안하러 찾는 문병객들로 항상 북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메르스처럼 감염병이 돌 때는 병원을 통한 감염의 고리가 길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메르스 확진 환자 10명 가운데 4명이 환자 가족이나 방문객, 그리고 간병인이었습니다. 정(情)을 중시하는 '한국의 간병 문화' 무엇이 문제일까요?

'메르스의 교훈' 이종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중증의 뇌 질환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8인 병실입니다.

40대 며느리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70대 시어머니 병 수발을 들고 있습니다.

[가족 간병인/며느리 : 불편하죠. 힘들죠. 환경 자체가 열악해요. 2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어요.]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를 1년 가까이 돌보고 있는 남편도 있습니다.

[가족 간병인/남편 : 불편한 건 말할 수가 없죠. 남의 일이라면 못 해요. 가래 나오면 가래 빼줘야 되고…]  

병상 옆 보조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며 환자를 돌보는 건 말 못 할 고통입니다.

[전문 간병인 : 편하게 자면 아침에 가뿐한데…보다시피 바닥이 딱딱하잖아요. 딱딱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죠.]

간병하는 가족 외에 문병객들도 수시로 들락거립니다.

1명이 감염되면 수많은 사람이 감염의 고리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보호자와 간병인이 상주하는 병동이 그렇지 않은 병동에 비해 병원 내 감염 발생률은 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프면 돌보고 병문안하는 건 우리 전통의 배려 문화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한국적 간병 문화를 개선할 필요는 있습니다.

우선 24시간 병실을 개방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인력이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포괄간호 서비스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가 부족해 전국 31곳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을 뿐 전면 확대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간호사 1명 당 환자 수는 15∼20명으로 미국의 4배, 일본보다 3배 많습니다.

면허가 있는 간호사의 40%는 간호 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데 이들을 끌어낼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배문산,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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