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계곡에 수도관 설치해 '펑펑'…현대판 봉이김선달

<앵커>

예전 봉이 김선달이라면 모를까, 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 물이라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쓸 수는 없는 거죠? 그런데 계곡 물을 마치 내 물처럼 끌어다 쓰는 사람들 때문에 산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KNN 이태훈 기자가 그 현장을 고발하겠습니다.

<기자>

부산 금정산의 한 계곡입니다.

계곡 옆으로 기다란 수도관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 길이만 200m에 이릅니다.

상류 쪽으로 올라가 보니, 인공 보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계곡 물을 막아 인근 마을에서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계곡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수도관을 고정 시키기 위해 바위 틈새를 아예 시멘트로 덮어버렸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계곡 주변에 이런 수도관을 설치해놓고 물을 퍼 쓰는 급수시설이 부산에서만 60곳에 달합니다.

부산의 상수도 보급률은 100%이지만, 수도요금을 줄이기 위해 계곡 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급수 시설 설치가 산림훼손은 물론이고 계곡물까지 마르게 한다는 점입니다.

[유지성/금정산 보존회 생태국장 : 가뭄이 지속되는데 파이프로 해서 물을 주민들이 빼내 가니까 생태계가 파괴가 되는 거죠.]

관리 주체인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생태계 훼손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 주민들에게 소독 약품만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의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하지 마세요'라고는 못하고 있습니다.]  

관리 당국의 허술한 지도 점검 속에 애꿎은 계곡 생태계만 파괴되고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욱 KNN)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