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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공중급유기 기종 선정 임박…'정치' 관문 뛰어넘나

[취재파일] 공중급유기 기종 선정 임박…'정치' 관문 뛰어넘나
▲ 에어버스 A330 MRTT
[취재파일] 김태훈
▲ 보잉 KC 46-A

공군의 공중급유기 기종 선정일이 오는 30일로 다가왔습니다. 공중급유기는 '하늘을 나는 연료 탱크'로 공군의 숙원입니다. 전투기가 지상 기지에 착륙하지 않고도 공중에서 연료를 보충할 수 있어 작전 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투기 2대의 역할을 1대가 할 수 있게 돼 공군 전력이 배가(倍加)됩니다. 독도 방어, 제주도 이남 방어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중급유기 사업은 미국 보잉의 KC-46A와 유럽 에어버스의 A330 MRTT의 2파전입니다. 두 기종의 평가는 이미 끝났습니다. 다음 주 결과 발표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유동적일 수 있습니다. 성적만으로 1, 2등을 결정할지 국제 정치역학적 고려가 가산돼 순위가 뒤바뀔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공중급유기 평가 성적은 공중급유기가 우리 하늘에서 작전하는데 얼마나 적합한지를 객관적으로 측정한 것이기 때문에 성적으로만 기종을 선택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럴 리 없겠지만 2015년 오늘날까지 안보 사안을 남 눈치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대한민국 공중급유기 1~4호기의 기종은?

이번 사업으로 공군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공중급유기 4대를 도입하게 됩니다. 기체 구매 예산은 1조 2천억 원이고, 시설 구축 비용 등을 포함하면 총 사업비는 1조 4천억 원입니다. 오는 3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기종이 결정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평가는 이미 끝났습니다. 어느 기종이 한반도 전장에 더 적합한 성능을 보유했는지, 가격과 후속 군수지원 및 유지운용비는 어떤지를 평가하고 협상해서 결론을 냈습니다. 어느 기종이 앞섰는지 윤곽도 대충은 알려지고 있습니다.
[취재파일] 김태훈
▲ 에어버스 A330 MRTT
 
[취재파일] 김태훈
▲ 보잉 KC 46-A

협상이 시작되기 전, 대체적인 전망은 보잉의 우세였습니다. 차기 전투기, F-X 3차사업에서 록히드 마틴에게 고배를 마신 데 대한 '위로'의 차원에서, 또 미국 회사가 늘 공짜로 얻어 가는 '혈맹 프리미엄'이 적잖은 가산점으로 작용하리라는 예측이었습니다.

결과 발표 1주일도 채 안 남은 현재 시점에 가장 주목되는 지점도 바로 국제 정치역학적 요인, 즉 최종 결과에 이런 가산점들이 반영될지입니다. 이번엔 미국이 이기든 유럽이 이기든 가산점 없이 객관적인 성적으로만 무기를 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이제는 그럴 수준에 올랐습니다.

● 보잉을 선택하거나 버리거나…필요한 건 용기?

우리 군은 지금까지 보잉으로부터 숱한 무기를 샀습니다. 공군은 F-15K 전투기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슬램-ER 등을, 해군은 장거리 함대함 유도탄 하푼을 구매했고 육군은 대형공격헬기 아파치를 36대 도입합니다. 물경 14조 원이 넘는 무기를 보잉으로부터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큰 고객에 대한 대접은 후하지 못한 편이었습니다. 2011년엔 F-15K의 센서인 타이거 아이의 봉인을 우리 공군이 뜯었다가 미국으로부터 봉변을 당했습니다. 부품이 고장 나서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열어본 것뿐인데 미 측은 '기술 절도'를 의심하고 우리 군을 몰아붙였습니다. 또 F-15K 부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려놨습니다. 슬램-ER 추진체 엔진 결함으로 대체 물량을 요구했지만 미측은 거부했습니다.

미국 업체여서 누린 특혜라면 특혜입니다. F-X 1차 사업에서 보잉의 F-15K가 기종 평가에서 프랑스의 라팔에 뒤졌지만 최종 기종으로 선정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보잉만이 아닙니다. F-X 3차 사업에서 록히드 마틴은 노골적인 편파 판정 끝에 승자가 됐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게 '안보 빚'이 많다지만 그동안 많이 갚아왔습니다. 좋은 무기를 제값 주고 약속 이행받으면서 구매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때가 됐습니다. 공중급유기 사업부터라도 정치 역학 가산점은 적용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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