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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대신하고, 파견 자원하고"…메르스에 똘똘뭉친 의료진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의료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병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메르스 환자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병원들이 '구원 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의사와 간호사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강동경희대병원에는 인근 병원에서 간호사 15명이 파견 근무를 자원해 이날부터 근무에 들어갔다.

아직 메르스 환자가 없는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이날 3명의 간호사를 강동경희대병원에 파견했으며, 서울의료원에도 감염내과 의사 1명을 보내 메르스 환자 진료를 돕도록 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일부 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파견 근무 자원자를 신청받았다"면서 "많은 수의 인력지원은 아니지만, 해당 병원의 메르스 퇴치에 도움에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해 부분폐쇄된 병원의 응급환자를 인근 병원이 흔쾌히 받아 수술한 경우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삼성서울병원이 대규모의 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간경화 환자(72)의 간이식 수술에 어려움을 겪자 이 환자를 넘겨받아 성공적인 간이식 수술로 생명을 구했다.

더욱이 이 환자는 지난 1일 삼성서울병원 외래를 방문한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여서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수술팀 전원이 메르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막기 위해 수술복과 방호복 등을 세 겹으로 껴입고 땀범벅이 된 채 장장 7시간 동안 수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장갑을 세 겹으로 끼고, 보호안경, N95 마스크까지 착용함으로써 수술 과정에서 시야 확보는 물론 호흡조차 어려웠다고 의료진은 토로했다.

실제로 인공호흡기를 통해 배출되는 환자의 날숨으로 전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썼던 N95 마스크 때문에 수술실 간호사 1명은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현재 격리된 음압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으로, 의식이 완전히 깨어난 상태다.

수술 전 악화됐던 콩팥 기능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24시간 투석을 진행하고 있지만, 각종 검사지표로 볼 때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간이식팀 한호성 교수는 "모든 의료진이 수술복을 입은 후 방호복 위에 또다시 수술복을 껴입었고, 수술용 확대경에 보호안경을 추가로 착용해 혹시라도 모를 감염상황에 대비했다"면서 "이런 각종 보호 장비 때문에 평소의 간이식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웠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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