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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삼성-엘리엇 소송, 국민연금 손에 달렸다"

대담 : 정철진 경제평론가

▷ 한수진/사회자: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섰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나선 건데요, 삼성그룹 내부로 보면 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도 순탄하지가 않기에 이번 메르스 사태와 더불어 설상가상 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일련의 악재들이'이재용의 삼성 시대'를 여는 첫 관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고요, 정철진 경제컬럼니스트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네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실은 이재용 부회장은 그간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이 진원지가 된 점에 대해 사과를 표한다는 입장은 전했는데요, 역시 공식 사과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제 오전 이재용 부회장은 메르스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확산에 대한 사과와 수습 방안 등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요,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분들 아직 치료 중이신 환자분들 예기치 않은 격리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과 가족들에게 사과한다,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 또한 메르스 수습 이후 삼성서울병원 대대적 혁신하겠다, 다만 의료진들에게 성원을 보내달라, 등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사과도 사과인데 외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더라고요. 왜 이재용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나? 이런 여론도 있다고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실은 이번 대국민 사과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던 건 이재용 회장이 1991년 삼성전자 입사한 후 국민 앞에 나서 한 첫 공식 회견이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있는 상태에다 후계구도도 확정 짓고 이제 새로운 삼성의 수장이 됐으니까, 사과 내용뿐 아니라 말투라던가, 회견을 하는 외적인 모습에도 관심이 갔던 것 같고요, 물론 왜 삼성이 사과를 하나, 왜 이재용 회장이 사과를 하나 이런 여론이 있었는데요, 실은 이재용 회장이 나선 건 삼성전자 부회장이라기 보다는 삼성서울병원이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에 있고, 여기에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했기에 이 자격으로 나선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에는 요즘 머리 아픈 얘기들이 많잖아요. 삼성서울병원 사태도 그렇고 지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서 엘리엇 매니지먼트 역시 많이 신경을 쓰고 있을 것 같은데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삼성 측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대결 결국 법원으로 갔고요, 이미 지난주 첫번째 법적공방을 마친 상태입니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측은 크게 2가지 부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하나는 삼성물산 주주총회소집통지 및 결의를 막아달라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삼성물산이 kcc에 매각한 자사주에 대해 의결권을 금지시켜달라는 가처분신청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많이 아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저희도 몇 차례 전해드렸지만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뭐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걸까요? 주주총회 막으려면 어떤 명분이 있어야 하잖아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오너 일가만 좋게 됐다, 그리고 기존 삼성물산 주주에게 너무나 큰 피해를 입혔다,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법적 소송 나오면서 보니까 아예 왜 도대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해야 하는지 그 근거를 모르겠다, 원론적인 의문을 제기 했었고요. 가장 핵심적인 게 제일모직에 비해서 자산규모가 훨씬 큰 삼성물산이 왜 저평가를 받아야 하느냐, 합병 비용 문제를 강조했던 것 같습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 주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비율이 1 대 0.35인데 이게 아니라 1 대 1.16 정도. 그러니까 삼성물산이 더 커야 한다 라고 주장도 했었고요. 이번에 법원으로 간 부분은 최대한 빨리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법원 역시 임시주총에 결의 가처분에 대해서는 7월 1일 이전에 판단해주겠다, KCC에 자사주 판 건 7월 17일 전까지 다 마무리하겠다고 해서 법정싸움은 일단 단기전입니다. 빨리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 다음은 어떻게 되나요? 만약 법원에서 그냥 주주총회를 해라, 이렇게 결정을 내리면 이제 삼성물산하고 제일모직은 합병이 되는 겁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아닙니다. 지금 법정의 가처분 소송은 일종의 전초전이고요, 삼성 측과 엘리엇 측 모두 이 다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7월 17일, 임시주총에서의 표 대결, 구체적으로 말하면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인데요, 바로 표로써 승부를 내기 위해서 자기 편을 모으는 과정입니다. 삼성물산이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의결권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요, 보통 주총 참석률이 70% 정도라고 가정할 때 합병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3분의 2, 그러니까 47% 안팎의 주주 동의가 있어야 하고 반대로 엘리엇 측은 23%가량을 규합하면 합병 반대안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분위기는 어떤가요? 엘리엇이 어제 삼성물산 측에 주주 명부 또 실질주주 명부 열람과 등사를 청구했다는데 이거 자기 편 확보를 위한 거 아니겠어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주주명부 열람은 명부를 보고, 자기편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겠죠. 제가 보기엔 결국 국민연금이 키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16일 현재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1대 주주인 10.15%의 지분을 갖고 있거든요, 삼성물산은 우호 지분(KCC 포함) 19.8% 정도 되니까, 바로 30% 이상 확보가 가능합니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은 26.49%에 이르지만 이중 엘리엇 편도 있겠지만 삼성 측에 표를 줄 세력도 많거든요, 그렇다면 결국 국민연금, 그리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표가 중요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들리는 얘기로는 소액 투자자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엘리엇 편을 든다는 말도 있던데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이게 약간 와전된 것 같고요. 카페에 가봤는데 엘리엇 편을 드는 것 같진 않습니다. 소액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연대를 한 것 같은데 삼성물산 소액 투자자분들은 지금 가장 주저하는 부분이 삼성물산이 너무 저평가 받았다, 이 부분을 굉장히 분노해하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소액주주분들 일부에서는 왜 당초부터 삼성물산 주가가 이렇게 낮은가. 특히 2014년 11월부터 왜 갑자기 주가가 이렇게 급락했는가. 여기에 대해서 약간 음모론적이고 아주... 의문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분의 주장은 엘리엇과 한 편이 되겠다 보다는 합병 자체에 있어서 불공정하다는 걸 많이 주장하고 계시는 것 같고요. 또 하나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입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소액주주분들은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기권해야 한다. 과거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할 때도 국민연금 기권했거든요. 기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것까지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화살이 많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민연금 고민 많겠어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고민 많을 것 같아요. 이게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의결권 행사 전문위라고 해서 전문가들 모여서 구매 결정을 내릴 것 같은데 제가 봐도 소액 주주 반응도 그렇고 합병에 대해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기권을 하든 이번만큼은 왜 그랬는지 그 이유 대야 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말이죠. 전 참 모르겠는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무산되면, 주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리고 합병이 되면, 그 다음은 또 어떻게 되고요?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쵸, 그래서 전 엘리엇이 무섭다고 생각되는 게 우선 합병이 무산된다고 보면, 주가가 빠질 겁니다. 그렇지만 그건 엘리엇 입장에선 두려운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삼성그룹은 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과 3남매 승계구도의 마지막 퍼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또 합병을 시도할 것이고, 어쩌면 합병 비율을 재산정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분 확보, 이런 과정에서 주가가 오를 겁니다. 자, 그리고 표 대결에서 삼성이 승리했다, 그래서 합병이 된다, 그러면 역시 주가가 또 빠질 겁니다. 그치만 이 경우가 되면 엘리엇은 이제 중장기전으로 갑니다. 현물배당해라, 배당률 높여라, 이런 저런 주주가치를 높이는 요구를 하면서 삼성을 굉장히 괴롭힐 것이고 또한 소송으로 간다, isd 같은 거……

▷ 한수진/사회자:

자, 이재용 부회장, 어쨌든 큰 관문이 있네요, 일종의 도전인데요, 어떻게 보면 거쳐야 할 관문 아닙니까?

▶ 정철진 경제평론가:

그렇습니다. 재벌 3세, 4세 같은 경우에는 결과물로 삼성 그룹 내부뿐 아니라 사회적인 여론도 같이 인정받아야 하거든요. 중요한 타이밍이고, 한번쯤 뭔가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도 사실입니다. 통과의례라는 게 있는데요, 이재용의 삼성이라고 하면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서 기회도 될 수가 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철진 경제평론가: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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