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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직전 콜밴, 차량 교체 안돼…뒷짐 진 정부

<앵커>

승객이나 짐이 많을 때 '콜밴'이라고 하는 영업용 승합차를 부르죠? 그런데 현재 영업 중인 6인승 콜밴들은 지난 15년 동안 100만 km 이상을 달린 낡은 차들이 대부분입니다.

지난 2001년 한시적으로 영업허가가 난 뒤 택시업계의 반발로 신규 허가나 차량 교체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콜밴 기사들이 폐차 시기를 넘긴 차를 계속 운행하면서 갖가지 사고도 일어나지만 당국은 이에 대해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 앞부분이 시커멓게 탄 이 차는 주로 인천공항을 오가는 6인승 콜밴입니다.

지난달 타이완 관광객 3명을 태우고 달리다 엔진 과열로 차에 불이 났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6인승 콜밴은 모두 15년씩이나 운행한 터라, 녹슨 차체에 접착제로 장판을 덧대거나 엉망인 배선 탓에 시동을 껐는데도 에어컨이 작동되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조성균/6인승 콜밴 기사 : 차가 이상하게 앞바퀴가 주저앉아요. 손님 태우고 갔으면 전복될 사고예요. 보니까 (바퀴 쪽) 네 군데가 다 삭아있어요, 과자같이.]  

2001년 영업 허가가 난 이후 택시업계의 반발로 당국이 지금까지 한 번도 신규 허가나 차량 교체를 허용하지 않아 기존의 콜밴들은 대부분 폐차 직전의 상태입니다.

차량 교체를 허용해 달라는 콜밴 업계의 요구에 정부는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3인승 콜밴으로 바꾸는 것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화물 영업이라는 것은 사람을 싣고 다니는 게 주가 아니잖아요. 6인승 밴을 가지고 택시 영업을 하는 게 문제라는 거예요.]  

하지만, 6인승 콜밴 기사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선/밴 사업자협동조합 이사장 : 3인승 밴과 6인승 밴 수요층은 전혀 다릅니다. 3인승 밴으로 가면 모든 영업도 줄어들게 되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업 신고를 하지 않고 운행하는 불법 콜밴 차량들도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노후화된 기존 콜밴 대신 렌터카 회사와 손잡고 새 차로 불법 영업하는 건데, 대형 사고가 나면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불법에 대한 부분들이 나온다는 건 제도적인 허점이기 때문에 도리어 이런 부분들은 대차를 통해서 좀 더 긍정적으로 끌어내 불법과 안전의 위협을 받지 않게끔.]  

업계 간의 대립과 당국의 방치 속에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콜밴들이 무방비 상태로 도로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조창현,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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