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출신 미국 입양 2명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어린아이때 미국으로 입양된 30대와 40대 남여가 어머니를 찾으려 수십년만에 고향을 방문한다.

19일 부천시에 따르면 수십년전에 부천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조민우(36)씨와 김수지(47·여)씨는 오는 26일 친부모를 찾고자 고향을 방문한다.

김만수 부천시장과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놓을 예정이다.

조씨는 친형 민수씨와 함께 1981년 미국에 입양됐다.

그의 가족은 1979년 원미구 도당동으로 이사했으나 아버지는 병환으로 1981년 3월 숨을 거두고, 어머니는 연락이 두절됐다.

이웃 주민들은 당시 그의 친척을 찾았지만 허사였다.

결국, 십시일반 돈을 모아 조씨의 부친 장례식을 치렀다.

세상에 덩그러니 남게된 조씨 형제는 부천시를 통해 동방사회복지회에 연결됐다.

같은 해 9월 미국에 입양됐다.

조씨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도시공학을 공부해 현재 일리노이주 리버티빌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다.

조씨는 편지에서 "어머니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은 희박하다. 어머니를 찾아보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어머니가 나를 만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도 이해할 수 있다"고 모친에 대한 애증을 털어놨다.

김수지씨는 이보다 앞선 1968년 1월 미국에 입양됐다.

당시 주소는 부천군 오정면 고강2리 산 18이다.

입양 서류에는 '현주 엄마'라는 글씨가 남아있다.

출생지는 '오쇠리'(지금의 오정구 오쇠동)라고 적혀 있다.

그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결혼해 남편과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의 양부모는 그를 포함한 6명의 아이를 입양했다.

양부모는 그를 덴마크인으로 키우는 게 좋으리라 생각해 한국에 대해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

그가 아는 것은 친모가 아주 어렸고 아기를 낳자마자 고아원 문 앞에 놓고 갔다는 사실뿐이다.

그는 2013년 치매를 앓는 양모를 요양병원에 입원시킨 뒤 양모의 짐을 정리하다가 친모의 소식을 알게 됐다.

친모가 자신을 입양 보낸 뒤 고아원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

그는 친모를 찾기 시작했고 양언니의 도움으로 친모에 대한 기록 몇 가지를 알게 됐다.

그는 "친모는 한동안 군부대에서 친부(미국인)와 살았다. 친부는 이미 미국에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다"며 "친모는 우울증을 앓다가 결국 고아원에 나를 보냈다. 양언니는 친모가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제 과거의 모든 것을 찾고 싶다"고 편지를 통해 애틋하고 절절한 사연을 전했다.

시는 이들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들은 외국에 입양된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고국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인과 직접 교류하는 '2015 모자이크 투어' 행사를 통해 오는 19일 한국에 입국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