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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도 만나요"…'편지 임종'에 눈물바다

<앵커>

이렇게 메르스와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안타까운 소식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가족들조차도 함께 하지 못해서 편지로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6일) 오전, 을지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5명이 뇌경색으로 사경을 헤매는 63살의 여성 환자 옆에 섰습니다.

메르스 환자에게 노출돼 자가 격리된 환자 가족들이 쓴 편지를 읽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홍민정/을지대 병원 내과계 중환자실 간호사 : 저희가 (편지를 읽어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받아 적어서 환자 분께 읽어 드렸죠.]  

편지에는 가족들의 마지막 인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호강해야 할 때 갑자기 당신과 헤어지게 되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천국에서 행복하게 우리들을 지켜봐 주시오.

남편의 편지를 읽던 간호사는 목이 메어 더 읽지 못하고 다른 간호사에게 편지를 넘겼습니다.

아들과 딸의 편지 낭독이 이어졌는데, 33살의 딸은 "지난날들 엄마 딸로 살아와서 행복했고 다음 생에도 엄마와 딸로 만나요."라고 눈물 어린 인사를 전했습니다.

속으로 울던 간호사들이 흐느끼며 중환자실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홍민정/ 을지대병원 내과계 중환자실 간호사 : 돌아가면서 말씀 편지를 읽어 드리고 끝내는 전부 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울면서 임종을 맞이했죠.]  

여성 환자는 편지가 낭독된 뒤 5시간이 지나서 평온한 상태로 세상을 떠났다고 간호사들이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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