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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간 감은사지 석탑…한류로 맺는 우정

[SBS 뉴스토리] 감은사지 석탑, 쿠바에 서다 

지난달 22일, 카리브 해의 낙원이자 정열과 낭만의 도시 쿠바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바로 이곳에서 세계 42개국 12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2회 아바나 비엔날레의 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가 53년 만에 미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시점이기에 이번 비엔날레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개념과 경험 사이'라는 주제에 맞게 아바나 비엔날레에선 독특하고도 의미 있는 전시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쿠바 아바나의 한복판에 대형 크기의 '감은사지 석탑'이 등장했다. 이 이국적인 풍경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걸까?

이것은 바로 1993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작가로서는 유일하게 쿠바의 초청을 받은 한성필 작가의 작품이다. 한 작가는 옛 국회의사당 건물인 '카피톨리오'와 마주 보고 있는 7층 건물 앞면에 국보 제112호 '감은사지 3층 석탑' 사진이 프린트된 가로 33m 세로 28m의 대형 가림막 설치 작품을 선보였고, 이는 한국과 수교단절 관계인 쿠바에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물 이미지를 전시함으로써 양국의 친밀도를 높이고자 한 것이었다.

전시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성필 작가의 작품은 쿠바 대표 국영 신문 '그란마'의 1면을 장식하는 영광을 누렸고, 각국의 예술가 및 쿠바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평과 관심을 받았다.

굳게 닫혔던 쿠바의 문이 열리고 있고 한국과의 수교도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는 이 때,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쿠바에서 미수교국인 한국 예술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심지어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는 최근 쿠바에 불고 있는 '한류'의 바람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쿠바에서는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작가와 취재진 역시 아바나에서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여러 쿠바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별히 방문하게 된 '한국문화 우정클럽'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매달 200여 명의 회원이 직접 만나 한국문화를 교류하며 온라인상으로는 이미 1000여 명의 회원이 교류한다고 했다.

한국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이들은 취재진에게 드라마에서 배웠다는 김치 담그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류스타들의 이름을 줄줄 읊는 고령의 쿠바 할머니들을 만나 이곳에서의 한류 바람을 체감해본다.

SBS 뉴스토리에서는 쿠바 아바나 비엔날레에 초청된 한성필 작가를 동행 취재하며, 비엔날레 현장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보고 쿠바에 불고 있는 한류의 바람과 그 의미를 담아보았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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