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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초등학교 수학, 다른 나라에선 중학교 과정"

- '수포자', 교육과정이 문제다 ②

[취재파일] "초등학교 수학, 다른 나라에선 중학교 과정"
"우리 애, 학교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숙제 봐 주기가 엄청 힘들어. 초등학교 수학이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제가 교육을 담당하다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제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분들이 절반은 푸념, 절반은 정말 궁금해서 이렇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요즘 초등학교 수학, 만만하게 볼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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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수포자'를 양산하고 있는 우리나라 수학교육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적하는 문제의 핵심은 '너무 많은 내용을, 너무 빨리 배운다'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6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 문제를 한번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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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둥과 각뿔, 입체도형, 원주율과 원의 넓이...우리나라 6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입니다. 보통 학부모들이 이 문제를 자녀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요? 한눈에 봐도, 문제가 너무 어렵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6개국 수학 교육과정 국제 비교 컨퍼런스' 자료를 보면요. 위에 제시한 6학년 교과서 문제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중학교 때 배우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경우는 고등학교 과정(10학년)에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전 과정에 대한 6개국 비교 결과를 보시겠습니다.

▶ '초등학교 6개국 수학 교과서 내용 비교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68개의 수학 항목 중 18.3개(26.9%)가 6개국의 평균보다 내용이 많거나 배우는 시기가 이르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비율과 비례 관계가 다른 나라의 중학교에서 핵심적으로 가르치고 있어서 시급히 중학교 과정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한가지 학습주제를 한번에 가르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데, 다른 나라들은 여러 학년에 걸쳐서 반복 학습을 하고 있는 게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현재 사교육 시장의 '블랙홀'인 수학 선행학습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제가 8시 뉴스를 통해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 선행교육 금지 넉 달…오히려 선행학습 '특수'

사교육 뿐만이 아니라, 우리 공교육에서도 수학 교육과정이 너무 일찍,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배우게 설계되어 있다는 게 이번 연구 결과로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진도 빼기에 바빠 '수포자'로 나가떨어지고 있는 학생들과 함께 갈 수 없는 수학 교육과정, 학습량의 절대적인 경감이 필요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한 최수일 수학사교육포럼 대표의 발표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수일/수학사교육포럼 대표:
특히 초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규칙성 영역에 비와 비율, 비례식 정비례 반비례인데 이 부분을 보면 학년 수가 미국과 두 번째 나라가 일본이죠.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나라 4개국은 7학년 8학년 9학년 즉 중학교에 다 올라가 있었습니다. 

물론 시작은 우리나라처럼 5학년에 시작하기도 하고 6학년에 시작하기도 하지만 결국 이것을 마치는 시기가 8학년 9학년에 간다는 것은 그들은 비로소 중학교 가야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에 끝내는 것을 늦게까지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늦게 가르친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저희 이번에 개정 연구진에게 우리가 이 부분 특별히 중학교로 보내야 되지 않느냐 이런 건의를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비율 부분 이런 부분을 추가로 올렸지만 이번 초판에 교육과정 개편에서는 20%를 경감하는 그런 지침을 저희가 볼 때는 이거 하나 정도로는 20%를 맞추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표에서는 그래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와 같은 규칙성 부분이 20% 내에 반드시 들어가야 되고 이건 나머지 더 많이 올라가서 20%가 충분히 올라갔으면 하는 것이 저희 단체의 건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취재파일에서는 중학교 수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취재파일] "수학 학습 부담, 선진국보다 27% 높다"
▶ "줄인다던 수학, 학습부담 오히려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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