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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환자, 출근하고 중국가고…방역 '구멍'

<앵커>

세 번째 환자의 아들, 그러니까 중국으로 출국한 메르스 의심자는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염자로 확인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직장동료에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 동승자까지 수백 명이 위험에 노출된 걸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26일) 중국으로 출국한 메르스 의심 환자는 아버지와 누나가 감염된 지난 16일 낮, 아버지 병문안을 갔습니다.

아버지와 같은 병실에 쓰던 첫 번째 환자와 4시간가량 같이 있었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확진 환자 2명의 가족인데도 그날 병원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김 윤/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 : '환자 옆에 누가 있었냐' 이렇게 묻는 게 아니라, 환자의 가족 각 개인이 환자 옆에 있었는지를 따로따로 물어봤어야 했죠.]  

그로부터 사흘 뒤인 19일 이 남성에게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보건소에선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받으라고 권했을 뿐입니다.

이후 이 남성은 고열 때문에 응급실에 두 차례 갔지만, 아버지가 메르스 환자라는 사실을 25일에야 뒤늦게 밝혔습니다.

이 병원 의료진마저 이틀 뒤인 어제(27일) 당국에 신고했습니다.

환자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남성, 이 남성을 조사 대상에서 누락한 보건당국, 메르스가 의심됐지만, 뒤늦게 신고한 의료기관.

모두가 안일하게 대응했습니다.

그 사이 열흘 동안 이 남성은 회사에 출근했고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출장까지 갔습니다.

이 남성의 직장 동료는 180명, 비행기 동승자는 166명이나 됩니다.

이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방역 당국의 통제선은 무너진 것으로 봐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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