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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스티브 잡스, 한국에선 대학 못 간다?

고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바꾼 혁신가였지만, 성격이 좋은 인물은 아니었다고 전해집니다.

오히려 사회성이 떨어져서 남의 말을 무시하고 독선적이었던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요, 이런 사람은 대학에 들어갈 자질이 부족한 걸까요?

지금 우리나라 대입 정책이 나아가는 방향을 보면 그렇습니다.

김광현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지난해 말 교육부가 각 대학에 지침을 내려보냈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학생의 인성 부분을 평가해 잘 반영하라는 내용입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이 올해 대입 전형에서 인성 평가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 사립대는 이미 구체적인 계획까지 발표했는데요, 기존엔 그냥 "인성"이라고 돼 있던 걸 성실성과 적극성, 팀워크, 그리고 시민의식으로 쪼개서 점수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출결 상황이나 체험활동은 물론 교사가 학생부에 적어놓은 행동 특이사항이나 종합 의견 등을 면접관이 읽어보고 점수를 매기겠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인성이란 게 과연 몇 마디 말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게다가 대학입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짧은 글 몇 줄이나 잠깐의 면접이 당락을 좌우한다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벌써부터 면접 대비 학원들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학생의 생각 마인드를 바꿀 수는 없지만, 면접장에서만큼이라도 인성이 괜찮은 학생으로 보여질 수 있게끔 훈련시켜준다는 겁니다.

[인성교육 학원 관계자 : 사실 여러분도 면접 보셨고 다 하셨겠지만,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 말의 내용은 크게 안 보거든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는 것을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법으로 의무화하면서까지 인성을 똑바로 가르치겠다는 의지는 좋습니다.

그동안 그릇된 인성이 갖가지 대형 사고를 초래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결과만 낳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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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스포츠부 소식 하나 더 보시겠습니다.

지난 주말 유럽 프로골프 BMW PGA 챔피언십에서 23살 안병훈 선수가 정상에 올랐는데요, 이날 놀라운 신기록을 세운 또 다른 선수가 있습니다.

51살의 노장, 스페인의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로 유럽투어에서만 열 번째 홀인원을 잡았습니다.

김형열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이번 대회는 영국 웬트워스 클럽에서 열렸는데요, 3라운드 2번 홀에서 히메네스가 7번 아이언으로 날린 샷이 그림같이 홀 근처에 떨어지더니 1m 정도 뒤로 또르르 굴러가 홀에 쏙 하고 들어갔습니다.

사회자와 갤러리들이 열광하는 사이 칼을 차듯이 클럽을 허리에 차고 익살스런 춤까지 췄는데요, 이로써 유럽투어 통산 열 번이라는 역대 최다 홀인원 기록을 갈아 치웠고 이번 시즌에만도 세 번째 홀인원을 작성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그리고 2주 전 스페인 오픈에서도 홀인원을 몰아쳤는데요, 사실 25년 전 이렇게 한 시즌에 3차례의 홀인원을 역사상 최초로 거둔 선수도 다름 아닌 히메네스 본인이었습니다.

데뷔 3년 차이던 1990년에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과 엘 보스케 오픈, 또 스칸디나비안 오픈에서 줄줄이 홀인원을 터뜨렸던 겁니다.

이후 2008년에도 2차례 홀인원을 선보였는데 그중 한 번은 극적으로 연장전에 돌입해 역전 우승으로 이어지게 한 영양가 만점의 홀인원이기도 했습니다.

보통 홀인원을 하면 고급 스포츠카나 수천만 원의 상금 같은 별도의 부상이 주어지는데요, 히메네스는 유독 술이 많이 걸렸습니다.

이번엔 10여 병의 샴페인을 받아 숫자 10을 만들며 기념 촬영을 했고요, 앞선 스페인 오픈에서는 288병의 맥주를 상으로 받았습니다.

2013년 포르투갈 마스터스에서는 와인 100병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하긴 히메네스는 선수생활의 장수 비결로 좋은 와인을 꼽을 정도로 소문난 애주가니까 아마도 그에게 꼭 맞는 상품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자신보다 최대 서른 살가량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면서도 누구보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전매특허의 재미있는 문워크 세레모니까지 선사하는 히메네스.

이제 그가 파 3홀에 들어설 때마다 전 세계 골프팬들은 숨죽여 지켜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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