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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스트리밍의 대공세…절박한 美 케이블 TV 산업

美 '차터'의 '타임워너케이블' 인수 선언의 속사정

[월드리포트] 스트리밍의 대공세…절박한 美 케이블 TV 산업
"불과 15개월 전만해도 차터 커뮤니케이션은 케이블 TV와 브로드밴드 산업의 심각한 루저(패자)로 보였다."

25일자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는 이렇게 시작했다. 이렇게 미국 차터사의 타임워너케이블 전격 인수 선언은 전격적이고 돌발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업계의 속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 케이블TV 산업은 이제 '마지막 요새'에서 힘을 합쳐 끝까지 저항해 볼 계산인 것 같다"는 것이다.

미국 내 3위 케이블 TV 업체였던 차터는 자기 회사의 2배가 넘는 규모의 타임워너케이블을 55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양사 간에 합의했다. 차터는 지난 달에는 업계 6위인 '브라이트 하우스'를 104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타임워너 인수가 성사되면 '컴캐스트'에 이어 2위, 실질적으론 미국 케이블TV 산업을 컴캐스트와 양분하게 된다.

● 1년 만에 승자에서 승자로…극적인 인수과정

그런데 상황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엔 극적인 반전이 있었다. 당초 타임워너는 NBC를 소유하고 있는 컴캐스트에 인수될 예정이었다. 컴캐스트는 450억 달러라는 인수금액에까지 합의해 '부동의 1위 케이블TV '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었다. 유통과 자동차 등 다른 산업의 과거 사례처럼 합병 전쟁에서 밀려난 회사들의 미래는 어두웠는데, 차터도 그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미 연방정부의 반독점규제가 운명을 바꿔놓고 말았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의 합병은 독점적인 케이블TV 회사를 탄생시킨다는 우려 속에 미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윈회(FCC)가 합병 승인을 기각한 것이다. 기존의 브라이트하우스 인수전에서 타임워너와 경쟁을 벌이기도 했던 차터는 이제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하는 입장이 됐다. 차터의 이번 인수 시도를 가능하게 만든 사람은 대주주인 '존. C 말론' 리버티 미디어 회장이라고 미국 언론은 전하고 있다. 케이블TV 운영업체인 TCI를 통신업체 AT&T에 매각했던 장본인으로 한동안 업계에서 물러나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최근 케이블TV업체의 합병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 스트리밍의 맹추격…다급한 美 케이블 업계

하지만 이번 인수 뉴스의 진정한 승자는 약진을 거듭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일 것이다. 더 단순화해서 표현하면 '넷플릭스'와 '다이렉트TV'의 위상을 재확인시켜 준 사건이라는 것이다. TV프로그램과 콘텐츠들을 동영상으로 실시간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모바일 세대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1992년 미국내 유료TV 시장의 92%를 점유했던 케이블TV는 이제 시장의 절반을 겨우 지키고 있다. 넷플릭스와 위성TV의 약진은 눈부시다. 올해 초 넷플릭스는 가입자 4천만 명으로 케이블TV 1위인 컴캐스트를 앞질렀다. 위성TV도 3,4위권에 진입 중이다.

결국 미국의 케이블TV 업체들은 비용과 사업절차 면에서도 큰 효율성을 자랑하는 스트리밍 업체에 맞서 몸집을 키워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각종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상에서도 힘을 가질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 이런 극적인 인수합병 뉴스의 배경이다. 이미 거대 통신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케이블TV업체들도 관련 사업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미국 언론과 업계는 자본력을 갖춘 거대 통신사들과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디지털기업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에 대한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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