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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하려면 옷 사 입어라"…신개념 '갑의 횡포'

<앵커>

대부분의 의류 회사들은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자사 옷을 입게 하죠. 그런데 미국의 한 의류업체가 한 달에 40만 원 정도 받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까지 옷을 반 강제로 사도록 하고 있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일하기 위해서 사야 하는 옷 값이 월급의 3분의 1정도 입니다.

생생리포트 손형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에 있는 의류업체 홀리스터 매장입니다.

매장 직원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생들입니다.

그런데 옷차림을 보니 거의 모두, 짧은 치마나 바지에 긴 카디건을 걸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따로 광고를 하지 않는 홀리스터는 매장 직원들이 회사의 대표라면서 자사 제품을 입고 일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옷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아르바이트생들이 돈을 주고 사야 합니다.

[아르바이트생 : (일할 때 옷 직접 사서 입어요?) 네, 보통(사서 입어요.)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직원 할인이 있어요.]

홀리스터는 신상품이 나오면 직원들에게 정가의 50%로 파는 이른바 '트리플A 세일'을 하고 있습니다.

반값이라고는 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에겐 큰 부담입니다.

[아르바이트생 : 트리플 A 나왔다고 또 사라고, 돈을 벌려고 일하는 건데 거기서 옷을 사라고 하면 사실 돈을 버는 게 아니거든요.]

이곳의 시급은 7천 원, 홀리스터는 아르바이트생들이 1주일에 15시간 넘게는 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한 달 일해 손에 쥐게 되는 돈은 대개 36만 원에서 38만 원 가량.

제가 신발부터 상의까지 옷 한 벌을 전부 사서 입어봤습니다.

티셔츠 7만 원, 바지가 6만 원, 신발까지 모두 18만 원이 들었습니다.

직원 할인을 받아도 대략 10만 원이 드는 셈인데요.

아르바이트생 월급의 1/3 수준입니다.

이런 일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반복됩니다.

미국의 홀리스터 본사는 직원들에게 자사 이미지와 유행에 맞는 옷을 입으라고 권유할 뿐 강매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한국 매장 측은 직원들이 옷을 싸게 살 수 있는 혜택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최혜영,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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