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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부부는 닮는다"는 속설…증명할 수 있을까?

어제(21일)는 부부의 날이었습니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는데요, 태생적으로 DNA가 섞인 것도 아닌데 단지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다고 해서 닮아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한세현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5년 영국에서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부부 160쌍의 사진을 뒤섞어서 보여준 뒤에 얼굴이 닮은 것 같은 남자와 여자의 짝을 지어보라고 주문했는데요, 놀랍게도 실제 부부를 상당히 많이 지목했습니다.

연구진들은 이에 대해 부부는 살면서 자주 동일한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같이 웃거나 같이 찡그리면서 얼굴의 근육과 주름의 움직임이 같아진 거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부는 아픈 것도 비슷합니다.

한 집에서 먹고, 자고, 음주나 흡연 같은 나쁜 생활 습관도 공유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는 오래 산 부부일수록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또 복부 비만 등 대사성 질병에 똑같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심리학자들은 부부가 원래 처음부터 닮아 있었던 거라는 학설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 대학에서 학생 30명에게 사진 여러 장을 보여주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사진을 고르라고 했는데요, 이 사진 가운데는 학생 본인들의 모습에서 성별만 살짝 반대로 바꿔놓은 사진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상당수 학생이 이성으로 조작해놓은 자신의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나와 닮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겁니다.

이는 생물 진화학적으로도 분석 가능한데요, 인간은 선천적으로 불확실한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신과 유전자가 유사한 상대를 배우자로 택한다고 합니다.

자신과 다른 상대를 배우자로 맞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불편한 점들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어떤 게 정답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할수록 조금씩 닮아가고, 또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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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피겨 국가대표, 과천 문원초 5학년 : (피겨한 지 얼마나 됐어요?) 피겨 한 지 5년 정도. (몇 살이에요?) 이제 12살 돼요. (12살?) 네.]

바로 사흘 전 8시 뉴스에서 소개해 드렸죠.

우리나라 스포츠 사상 최연소로 국가대표가 된 피겨 스케이팅의 유영 선수입니다.

이번 달부터 드디어 태릉 선수촌에서 마음껏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었는데요, 기쁨도 잠시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퇴출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2004년 한국에서 태어난 유영 선수는 두 살 때 싱가포르로 이민을 갔다가 피겨에 소질을 보이면서 2년 전 어머니와 단둘이 한국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경기도 과천의 원룸에서 지내며 장소만 생겼다 하면 달려가서 강훈련을 거듭한 끝에 올해 초등학교 5학년, 만 10살의 나이로 태극 마크를 달았는데요, 이제야 태릉 빙상장에서 일반인들 눈치 보지 않고 원 없이 연습할 수 있게 된 유영 선수의 꿈이 별안간 물거품이 될 위기가 닥쳤습니다.

대한 빙상경기연맹이 다음 시즌부터는 만 13세 이상에 한해서만 국가대표로 선발하기로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만 13살이 되지 않으면 큰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에 13살 이상의 선수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합니다.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유영 선수의 어머니는 적어도 일단 국가대표가 된 선수에 한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실력이 모자란다면 몰라도, 단지 어리다는 이유 때문에 다시 열악한 환경으로 돌아가라 하는 건 너무 야박한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도 김연아의 뒤를 이을만한 이렇다 할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유망주는 더욱 육성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소트니코바, 그리고 현재 여자 싱글을 휩쓸고 있는 툭타미셰바와 라디오노바 등 러시아 선수들은 모두 만 13살 이전부터 러시아가 정책적으로 키운 재목들입니다. 일주일 뒤면 개정안의 승인 여부가 결정됩니다.

다음 주에는 유영 선수가 만 11살이 되는 생일도 있는데요, 2022년 동계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게끔 진짜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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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작은 농촌 마을에서 은화가 가득 담긴 상자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하고 횡재가 떨어진 건데요, 평온하던 시골 마을에 오히려 상처만 남겼습니다.

우상욱 특파원의 취재파일입니다.

저장성 카이화현의 한 조용한 마을에서 올해 초 낡은 집 한채를 허물었는데 담벼락 속에서 자물쇠에 잠긴 철제 상자가 나왔습니다.

그 안에는 100여 년 전 중화민국 초기에 발행된 보기 드문 은화가 우리 돈으로 대략 3천500만 원 정도 들어 있었는데요, 이 소식이 빛의 속도로 퍼지며 누가 주인인지를 놓고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먼저 집주인은 당연히 그 집과 땅에 대한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고 자신이 철거공사를 하는 바람에 은화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니 자기가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7년 전 이 집을 팔아넘겼던 원주인이 나타나서는 자기 거라고 우겼습니다.

그 집은 오랫동안 친척 어르신이 살던 집인데 어르신이 돌아가셨으니 그 안에서 나온 물건의 소유권을 가까운 친척인 자신이 물려받아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여기에 주민들로 구성된 촌 위원회까지 가세했습니다.

그 어르신을 말년에 직접 돌봐주고 장례까지 치러줬으니 일정 부분 자신들도 상속권을 갖는다고 말입니다.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지고 누가 승자가 될지 내기까지 벌어질 정도로 치열했는데요, 결론은 모두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법원은 이 은화가 은닉 물품이라며 최초 은닉자의 정체가 불분명하다면 전부 국고로 귀속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숨겨진 은화가 발견되는 일이 얼마나 자주 있으면 이미 관련 규정과 판례까지 있었습니다.

사건, 사고라고는 강아지가 집을 나가는 게 전부였던 이 마을에 갑작스레 등장한 은화는 결국, 분란만 일으키고 순박했던 인심만 망가뜨리고 말았습니다.

행운인 줄 알았던 게 불행의 씨앗이 되고 반대로 불운인 줄 알았던 게 지나고 보면 소중한 교훈을 주는 이런 일이 우리 인생에는 참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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