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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신청 중에 태어난 아이들…국적 없이 방치

<앵커>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이 지난해에만 2천900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이런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낳는 아이들도 늘고 있는데 문제는 국적이 없는 무국적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겁니다.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아이의 부모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다 10년 전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난민 지위를 인정할지 여부를 두고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태어나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 아이는 자신을 한국 사람이라 생각하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콩고 정부도, 한국 정부도 국적을 부여하지 않아 무국적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무국적 아동 : (어느 나라 사람이니?) 아프리카 사람이요.]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부모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무국적 아동 아버지 : (아내가 임신 중인데) 태아가 뒤집어져 있어서 산모가 매일 출혈을 하고 있습니다. 약을 사는 게 문제입니다. 건강보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11년 전 역시 콩고에서 온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이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도 한국에서 태어난 무국적자입니다.

게다가 난민 신청마저 최종 거부돼 불법 체류자 신세입니다.

교육이나 취업 등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합니다.

국적이 없다 보니 자신이 존재한다는 걸 입증할 어떤 공문서도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국적 아이들이 나중에 모국에 국적 신청이라도 할 수 있도록 공적인 '출생 등록'은 해 주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지현/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간사 : 아동이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니라 부모님의 난민 사유로 인해서 태어난 것이기 때문이니까 이런 부분들을 정부에서 잘 감안해 주시고.]  

하지만 법무부는 법 체계상 출생 등록은 곧 국적 부여로 이어지게 돼 있어서, 예외적 출생 등록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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