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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커지는 '입시비리' 의혹…후폭풍 예고

경기실적 증명서 입수

[취재파일/단독] 커지는 '입시비리' 의혹…후폭풍 예고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1월 전 사무국장을 ‘사문서 위조’와 ‘업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전 사무국장이 야구협회 규정을 어기고 ‘경기 실적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하도록 강압적인 지시를 했고, 이렇게 발급된 ‘허위 증명서’로 고교생 두 명이 모 대학에 나란히 입학했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입시비리’를 고발한 겁니다.

이에 대해 전 사무국장은 ‘협회가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오히려 대한야구협회를 고소했습니다. 이후 전 사무국장은 협회의 횡령비리를 고발하겠다며 맞불을 놨습니다.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협회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 건이 6건이나 됐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내부 고발자의 양심선언으로 비치면서 야구협회를 '비리집단'으로 보이게 했고, 야구계가 들끓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입시비리'라는 본질은 조금씩 희석됐습니다. 

본 기자는 취재의 초점을 ‘입시비리’에 두고 당시 발급된 ‘경기실적 증명서’를 단독 입수해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희석돼서는 안 될 ‘입시비리’ 의혹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혹의 수준을 넘어 확신을 할 수 있는 증거들을 제시합니다. 전 사무국장이 ‘증명서’ 발급에 어떻게 연루됐는지, 진짜 명예가 훼손됐는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겁니다. 어쨌든 확실한 건 허위 ‘증명서’가 대학입학에 사용됐고, 적지 않은 후폭풍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겁니다.

● 수상한 재발급…그리고 합격

대한야구협회는 지난해 9월 5일과 11일 서울 모 고교 3학년생 두 명(이하 A군, B군)의 ‘경기실적증명서’를 발급했습니다. 제출처는 서울 소재의 같은 대학교(이하 C대학교)였고, 내용은 고교 야구 ‘주말 리그 전반기와 후반기에 참가’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9월 16일 A군과 B군의 ‘경기실적증명서’가 같은 날 다시 발급됐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두 번째 발급된 증명서에는 나란히 왕중왕전인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실적이 추가됐고, 이 증명서를 제출한 두 학생은 C대학교에 나란히 합격했습니다.
취재파일_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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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규정 위반인가?

대한야구협회 ‘경기실적증명서 발급’ 요강에 따르면 ‘투수는 한 대회에서 1이닝 이상, 타자는 3타석 이상 들어서야 경기실적 증명서를 발급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종전에는 8강 이상의 경기에 1회 출장(이닝-타석 제한 없음)하면 발급자격이 됐지만, 입시비리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1이닝 또는 3타석’으로 기준이 강화된 겁니다.

그런데 A군과 B군은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대한야구협회 확인 결과 A군은 황금사자기에서 2/3이닝을 소화했고, 다른 학생은 공 3개만 던지고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한 게 전부였습니다. 한 마디로 ‘0이닝’을 기록하고도 경기실적 증명을 받은 겁니다.

● 대학 요강에 맞춘 ‘맞춤형 증명서’

그렇다면 왜 규정을 어겨가면서 증명서를 재발급했을까?
C대학교의 입학자격 기준에 ‘왕중왕전’ 실적이 필수 항목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학 요강에 맞추기 위해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록을 ‘실적증명서’에 기재한겁니다. 결국 A, B 두 학생은 이 재발급된 맞춤형 증명서로 입학에 성공합니다. 전형적인 사문서 위조로 인한 ‘부정입학’ 사건입니다.

● ‘야구계 분열‘의 실마리는 ‘입시비리’

지난 12일 대한야구협회장 선거 이후 야구계가 시끄럽습니다. 박상희 신임회장은 당선 소감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야구인들을 ‘패거리’로 묘사하며 강한 비난을 샀고, 상생을 모색해야 할 KBO를 상대로 “꿀릴 게 없다. 샅바 싸움을 해야 한다.”느니 “KBO가 도와준 게 뭐있냐?” “KBA와 합병해야 한다.”며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야구인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사이 ‘입시비리’ 사건은 점점 더 희석되고 있습니다.

야구계 분열의 발단은 ‘입시비리’와 관련된 협회와 전 사무국장의 맞고소라 할 수 있습니다. 협회장 선거전에서 난무했던 비방-흑색선전도 전부 이와 관련돼 있습니다. 결국, 야구계 분열의 실마리도 ‘입시비리’ 사건의 명쾌한 진실 규명에서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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