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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손쉽게 '몰카'…사생활 침해 공포

<앵커>

제가 조금 전과는 다른 안경을 쓰고 있는데요, 이 안경테 가운데에 작은 카메라 렌즈가 달려 있어서 제가 이렇게 바라보는 대로 영상이 찍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천정에 설치된 화재 감지기나 옷걸이, 그리고 탁자 위의 탁상시계나 인형처럼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여러 형태의 몰래카메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범죄 도구로까지 너무나도 손쉽게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생생 리포트, 화강윤 기자입니다.

<기자>

얼핏 보면 보통 전자시계입니다.

하지만, 앞쪽의 작은 구멍 중 하나가 카메라 렌즈입니다.

시계를 가장한 이 몰래카메라는 한 쇼핑몰의 여자 화장실 변기 주변에 부착돼 있었습니다.

[황홍락/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문 닫는 부분에 이렇게 딱 붙여놓으면 눈치를 못 챕니다. (봐도 모르는 건가요?) 모르니까, 피해자가 이만큼 얼굴이 이만큼 (가까이) 오는 것도 있다니까요.]  

건물 관리 직원이 이 몰카 영상으로 돈을 뜯어내려다 최근 구속됐습니다.

촬영 장비가 소형화되고, 저장 공간이 커지다보니 이제는 어디에든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그냥 보면 아무것도 아닌 시계지만, 저는 지금도 촬영되고 있습니다.

구형 몰카는 영상을 전파를 통해 저장 장치로 보내기 때문에 몰카가 있는지 탐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카메라 내부 장치에 영상이 바로 저장돼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이원업/보안 전문 업체 : 도청기나 몰카, 이런 것들이 실제적으로는 형태가 없어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몰카를 사고 파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카메라 판매업자 : 전파 인증, 그 인증 절차만 받고 나면 판매를 할 수가 있어요.]  

음성 녹취는 주로 법적 다툼에 증거로 사용되지만, 몰카 영상은 초상권 침해 문제 때문에 법적 증거로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범죄적 수준의 사생활 침해에 악용되기 쉬운 게 현실입니다.

[김재식/변호사 : 합법적인 쓰임새보다 불법적인 쓰임새가 더 많은 장비라면 그런 식의 어떤 규제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 휴대전화로 뭔가를 찍는 건 자유지만, 찍을 땐 소리가 납니다.

찍히지 않을 권리를 위해서입니다.

소리 없이 사생활을 침해하는 '몰카', 찍히지 않을 권리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하 륭,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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