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의 SLBM과 신형 잠수함 개발 과정을 손바닥 보듯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우리 군의 핵심들은 9일 북한 보도를 접하고 별로 놀라지도 않았습니다. 소란스럽지 않게 북한 잠수함에 대응하는 전력들도 준비해 왔습니다.
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뻔한 나라 살림에 한 방면으로만 치우치거나 과잉해서 준비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한때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없이는 안보가 무너질 것이라고 목청 높이던 사람들이 이제 사드는 까맣게 잊고 북한의 잠수함만 바라보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북한이 SLBM 수중 발사 시험을 살짝 보여준 의도가 바로 이런 현상을 노린 것 아니었을까 우려됩니다. 군도 북한이 극비인 시험 발사를 공개한 의도가 대남 대미 압박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 北 신형 잠수함은 러 골프급 축소판
북한 신형 신포급의 길이는 67m로 북한 주력 로미오급보다 짧지만 함교에 수직 발사관 한 개가 설치됐습니다. SLBM 한 발을 싣고 다닐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해부터 서방 상업위성에 종종 잡혔지만 군은 그보다 앞서 신포급의 존재를 낱낱이 알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실전 배치까지는 2~3년 남았다고 군은 확인했습니다.
SLBM도 지상 사출, 플로팅 도크를 이용한 수중 사출, 잠수함을 이용한 수중 사출, 수중 발사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군은 꿰뚫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잠수함 수중 발사에 성공했지만 탄두 소형화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개발하려면 SLBM의 실전 배치는 4~5년 뒤라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 흥분하는 정치권…이를 노리는 안보 장사꾼들
그런데 어제부터 국회의원들은 국방부 장관을 여의도로 불러 북한 SLBM 대응 방안이 안이하다고 질타했습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KAMD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사전에 공격하는 킬 체인이 SLBM에 무력하다며 KAMD와 킬 체인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KAMD와 킬 체인이 쓸모 없으니 사드를 꼭 구매하자고 주장하다 잠잠해졌던 바로 그 의원들입니다.
군 일각에서도 이에 힘 입어 “SM-3를 구매해야 한다” “이지스함을 구매해야 한다” “그린파인 레이더를 추가 구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공무원 연금, 국민연금으로 곳간 축나기 전에 무기 구입하다가 국고 파산날까 두렵습니다.
● 대잠 전력 이미 구축…확장 계획
북한이 장차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출항시키면 우리 군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미군의 조기경보위성들이 실시간 탐지하고 한미의 이지스함과 214급 잠수함이 출동합니다. 북한 잠수함이 SLBM을 쏠 것 같으면 해군의 214급과 수상함이 대응을 하고, 발사가 되면 해상의 이지스함과 지상의 요격 시스템이 막게 됩니다. 현재도 대응책은 있습니다.
우리 군은 미군과 함께 북한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을 마련해 왔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책은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군의 말을 조용히 듣고, 같이 대책을 숙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에 대고 호통 친들 웃는 이들은 안보 장사꾼들과 북한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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