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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日 국보급 불상에 얼룩…'기름 테러' 속출

세계 문화유산인 일본 나라현의 토다이지, 대불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불상 옆으로 돌아가자, 불단 가장자리 나무난간에 기름 자국으로 보이는 얼룩이 수두룩합니다.

대전 기둥과 불단 받침대 곳곳에도 얼룩이 발견됐습니다.

토다이지 근처 조금 작은 사찰에서는 아예 국보급 불상에 얼룩이 졌습니다.

불상 근처에서 기름을 뿌린 것으로 보입니다.

[야마시타/다이마데라 주지 : 마루 이 근처, 또 여기에 튀었습니다. 이 근처입니다. 불상 앞부분에도 이렇게 기름 자국이 있습니다.]

일본 유명 사찰과 신사에서 속출하고 있는 이른바 기름 테러입니다.

모두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를 노렸습니다.

[일본 문화재청 담당자: 아로마오일 같은 냄새가 났습니다. 달짝지근한 향이 났습니다.]

기름 테러는 지난 2월 나라 현에서 처음 확인됐는데, 시간이 갈수록 피해 지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세계문화유산인 교토의 토지에서도 사찰 대문을 비롯한 5곳에서 기름 테러가 발견됐습니다.

[하시무라/토다이지 승려 : 소중하게 보존해 온 문화재를 훼손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잘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만이 아닙니다.

시가현 비와코 호수 한가운데 있는 츠쿠부시마 신사같이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사찰과 신사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교토, 나라, 치바, 니이가타 등 특정 지역이 아니라 일본 전역 16개 현 45개 사찰과 신사에서 기름 테러 피해가 확인됐습니다.

일본 경찰은 문화재에 대한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피해 사찰의 CCTV에 반복적으로 찍힌 용의자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혐의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기름 성분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어서, 최초의 기름 테러 보도를 보고 일부 모방범죄가 뒤따르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찰은 또 기름 테러가 처음 확인된 지난 2월은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가 문화재 파괴 행위를 공개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때라, 이를 모방한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일본 문화재를 상대로 한 기름 테러가 자칫, 최근 일본에서 확산 중인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혐오와 적대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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