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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허가 기다리다 '고아원' 가는 아이들

<앵커>

내일(11일)은 정부가 정한 입양의 날입니다. 고아 수출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해외 입양을 매년 10%씩 줄여나가는 쿼터제를 시행해왔습니다. 이후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은 다소 줄었습니다. 그러나 거꾸로 이 쿼터에 묶여서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2~3년씩 기다리다가 보육원 같은 시설로 가는 아이가 늘고 있습니다.

뉴스 인 뉴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태어난 직후 버려져 아동보호시설에서 있다가 미국인이 입양하기로 했던 3살 행복입니다.

하지만 입양 허가가 늦어져 임시로 아이를 돌보는 위탁가정에서 2년 넘게 지내왔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행복이는 위탁부모를 엄마 아빠로 부르게 됐고, 미국인 양부모는 무작정 입양 허가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아빠 아들이죠?) 응. (누구 아들?) 엄마 아들.]

해외 입양을 해마다 10%씩 줄이는 '입양 쿼터제'가 2007년부터 시행된 이후 한 해 1천900명에 달하던 해외 입양은 지난해 535명으로 줄었습니다.

아이들은 입양 때까지 평균 900일을 기다리게 됐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입양을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보육시설 관계자 : 입양에 벌써 3년이 걸리면 아기 때 본 아이를 3살이나 4살 때 보는 거잖아요. 중간에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죠. (그런 아이들은) 고아원으로 가는 거죠.]

해외 입양 대신 국내 입양을 장려한다던 정책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입양 쿼터제 시행 전 한 해 1천300건이었던 국내 입양도 600건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국내외 입양 모두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입양허가제가 2012년부터 본격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고아 수출국이란 오명을 벗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려진 아이들에게 새 보금자리를 찾아주는 일도 중요한 만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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