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온난화…2100년 생물 6종 가운데 1종 멸종, 취약 지역은?

[취재파일] 온난화…2100년 생물 6종 가운데 1종 멸종, 취약 지역은?
녹아내리는 해빙에서 먹이를 기다리는 북극곰(Polar bear), 중앙아메리카 남부 코스타리카의 습기가 많은 열대지방에서 사는 황금두꺼비(Golden toad), 북극 해빙 주변에서 살아가는 고리무늬물범(ringed seal),  산호초에서 서식하는 오렌지색 점이 박힌 쥐치(orange-spotted filefish), 호주 퀸스랜드 700m이상의 고산 지역에서 살고 있는 황금바우어새(golden bowerbird),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기후변화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멸종으로 내몰리고 있는 생물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에는 얼마나 많은 생물이 멸종에 이르게 될까? 연구결과는 연구자나 연구 대상, 범위, 지역, 연구를 위한 가정, 연구 방법 등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어느 한 연구 결과를 봐서는 현재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과 앞으로의 멸종 위험에 대한 전망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표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생물의 멸종 위험을 다룬 131편의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렸다(Urban, 2015).
 
131편의 논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예상대로 금세기 말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에 이르게 될 생물의 종은 연구자나 연구 대상, 범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멸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물의 종이 몇 개 안된다는 연구에서부터 무려 생물종의 54%가 멸종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131편의 논문이 제시한 생물종의 멸종 예상 비율을 평균한 결과 7.9%로 나타났다. 연구마다 예상 결과가 모두 다르지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 평균해 볼 때 2100년쯤에는 현재 있는 생물종의 7.9%는 지구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평균적으로 지구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거의 3%의 생물종이 멸종되는 것으로 학계는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2100년의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3℃ 상승할 경우 전체 생물종의 8.5%가 멸종되고 특히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돼 기온이 4.3℃ 상승할 경우 전체 생물종의 16%가 멸종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지 못할 경우 2100년에는 현재 있는 생물 6종 가운데 1종이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은 남미와 호주, 뉴질랜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는 북미를 비롯한 북반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로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는 지역은 현재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이들 지역은 마치 섬처럼 다른 큰 대륙과는 떨어져 있어 기후가 변할 경우 생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 지역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호주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열대 연안 해역에서 서식하는 생물이 멸종에 내몰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Finnegan et al., 2015).
 
연구팀은 지난 2천 3백 만년 동안 고래나 상어, 성게, 산호, 그리고 조개나 전복 같은 각종 해양 생물의 화석을 분석해 지구역사에서 기후가 변할 때 이들 화석이 어느 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라졌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열대 해양, 특히 대륙에서 멀지 않은 연안에 살던 생물의 화석이 가장 많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열대 연안에 서식하는 생물이 우선적으로 멸종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멸종위기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지역에 관심을 집중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1차적인 억제 목표는 2100년까지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2℃ 이내로 묶어두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가 이보다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뜨거워질수록 당연히 멸종하는 생물의 종은 급증한다. 처음 한 두 종의 생물이 멸종할 때는 보통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멸종하는 생물의 종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멸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계속해서 늘어나는 통계상의 숫자로만 느낄 가능성이 커진다. 마치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참고문헌>
 
* M. C. Urban, 2015: Accelerating extinction risk from climate change. Science, DOI:10.1126/science.aaa4984
 
* Seth Finnegan, Sean C. Anderson, Paul G. Harnik, Carl Simpson, Derek P. Tittensor, Jarrett E. Byrnes, Zoe V. Finkel, David R. Lindberg, Lee Hsiang Liow, Rowan Lockwood, Heike K. Lotze, Craig R. McClain, Jenny L. McGuire, Aaron O'Dea, and John M. Pandolfi, 2015: Paleontological baselines for evaluating extinction risk in the modern oceans. Science, DOI:10.1126/science.aaa6635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