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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스마트한 자외선차단제 선택과 사용법

[취재파일] 스마트한 자외선차단제 선택과 사용법
뜨거운 햇살이 부담스러운 계절이 왔습니다. 바로 자외선 때문이지요. 하지만 기온이 올라가면서 옷의 소매길이가 짧아지고 야외 활동은 많아지다 보니 더욱 더 철저한 방어가 필요합니다. 자외선이 피부노화와 피부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면서 남녀노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복잡하게 느껴지는 차단제 표시와 다양한 제품 유형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오히려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중앙대학교 피부과 김범준, 최선영 교수의 자문을 얻어 취재하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 SPF50은 SPF25 보다 차단 효과가 두배?
자외선 차단제_50
자외선차단제 겉에 표시되는 정보 표시는 두 가지입니다. 바로 자외선B 차단 정도를 표시하는 SPF지수와 자외선A 차단 정도를 나타내는 PA입니다. 참고로 자외선 B는 주로 일광화상을, 자외선A는 색소 침착을 일으킵니다.

SPF 숫자는 [차단제를 발랐을 때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하는 자외선의 양]을 [차단제를 안 발랐을 때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하는 자외선의 양]으로 나눈 것입니다. 예를 들어 SPF15 제품을 발랐다면 아무 것도 안 발랐을 때 보다 15배의 자외선이 내리쬐어야 피부가 붉어진다는 뜻입니다. SPF 지수가 얼마이면 몇 시간 지속된다는 식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있는데 편리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정확한 방법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 SPF25의 경우 피부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은 4%, SPF 50은 2%로 두 제품의 자외선 차단효과는 각각 96%와 98%입니다. 따라서 후자가 전자에 비해 2배 차단효과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일상생활에서는 SPF30, PA ++이상이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충분하다고 합니다. 더 높은 지수를 선택하는 것은 상관없고 SPF 지수가 높다고 피부에 무리가 가거나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SPF 50 이상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50 이상의 제품은 나와 있지 않으며 공식 인증을 받지도 못합니다.

● 얼마나 발라야 하나?
선크림 크림 화장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여전히 대부분 사람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지나치게 조금 바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적정한 사용량이라고 밝힌 양은 피부 면적 1제곱센티미터 당 2밀리그램입니다. 성인 여성의 얼굴을 평균 404제곱미터로 보면 얼굴에만 약 0.8g이 필요합니다. 티스푼 하나 정도인데 성인 집게 손가락 한 마디 길이 정도 짜서 바른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화장은 거의 하지 않지만 자외선 차단제는 꼭 바른다는 한 20대 여성에게 왼쪽 얼굴은 평소 사용하는 양만큼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보도록 하고 오른쪽 얼굴은 권고량 만큼 발라 보게 했습니다. 충분한 양을 바른 얼굴은 한 눈에 봐도 하얗게 차단제 바른 표시가 났고 다른 한쪽은 자연스러운 피부 색깔에 가깝긴 했지만, 사용량이 권고량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색조 화장품을 여러 겹 덧바른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차단제에 표시된 차단효과보다 실제 차단력이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외선 차단제 캡쳐
바르는 양만큼 중요한 게 자주 덧발라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FDA나 의학 연구논문을 종합하면 자외선 차단제는 2시간 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한 번 발랐을 때 바로 측정되는 유효차단 효과가 2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처음 차단제를 바른 직후 20분 뒤에 한 번 더 제품을 바르면 자외선 차단효과가 더욱 상승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외선에 미리 대처하는 자세입니다. 자외선차단제가 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피부 각질층에 스며들어야 하는데 여기에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외출 전 20분 전에 미리 차단제를 발라야 합니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자마자 햇볕에 나간다면 무방비 상태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전문의들은 이를 “마치 방화복을 채 갖춰 입지 않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비유합니다.

● 워터프루프? 100% 지속 제품은 없어

물놀이를 갈 때나 땀을 많이 흘리는 야외활동을 할 때 방수, 즉 ‘워터프루프’ 제품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땀이나 물에 강하다는 인식 때문에 한 번 바르면 웬만해서는 지워지지 않아 편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실험을 해 봤습니다. 한 남성 실험참가자의 양쪽 팔에 워터프루프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발랐습니다. 그리고 월풀 욕조에 들어가 한쪽 팔만 물에 넣고 물놀이를 하듯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 팔을 비교해 보니 물에 들어간 쪽에 상당한 양의 차단제가 남아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양쪽 팔을 건조시킨 뒤 자외선을 쬐어 봤더니 하루 뒤 물에 담그지 않은 쪽은 자외선 차단제가 자외선을 막아줘서 피부에 아무 변화가 없었던 반면, 물에 담갔던 팔은 빨갛게 그을렸습니다. 차단제를 아예 바르지 않은 쪽보다는 덜 붉어졌지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차단제 성분이 이미 물에 많이 씻겨 나갔다는 뜻입니다.

워터프루프는 내수성, 지속내수성으로 표시되는데, 이게 물과 땀에도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수성 또는 지속내수성으로 인증을 받으려면 월풀 욕조에서 20분씩 들어갔다가 나왔다 하면서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차단효과가 처음의 50% 이상을 유지하면 됩니다. 내수성은 물에 한 시간 노출, 지속내수성은 두 시간 노출될 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거꾸로 얘기하면 물 속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외선 차단제의 차단력이 절반 가까이는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더구나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 야외활동이나 물놀이에서는 물살이나 마찰, 땀 등으로 인해 차단제가 더 잘 씻겨 나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워터프루프 제품을 발랐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고, 물 속에 있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 한 시간 또는 두 시간에 한 번씩은 반드시 차단제를 덧발라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합니다.

시중에는 화장품 회사별로 다양한 종류의 차단제가 나와 있습니다. 스프레이 형태는 사용 방법은 편리하지만 도포하는 중 상당량이 공기 중으로 날아갈 수 있어서 차단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제형으로만 보자면 묽은 액상 형태의 로션이나 젤 보다는 크림 제형의 차단력이 우수한데 다만 좀 더 뻑뻑하고 하얗게 보이는 백탁현상이 더 잘 일어납니다.

또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 색조 화장품을 사용하는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생략하기도 하는데 색조 화장품은 자연스러운 화장 효과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보다 훨씬 더 얇게 바르기 때문에 차단력이 떨어지기 쉬운 만큼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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