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팸' 구한다고…" 방황하는 도로 위 아이들

<앵커>

지금부터는 어린이날이 즐거울 수 없는 소외된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전국에 있는 가출 청소년 쉼터를 이용한 청소년은 54만 명입니다. 최근 5년 사이 그 수가 두 배 넘게 늘었는데요, 가출 청소년들은 범죄의 유혹에 빠지거나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하는데, 이들을 지원할 법안은 몇 년째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SBS 연중 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5일)은 가출 청소년에게 필요한 사회적 배려는 뭔지 살펴봅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늦은 밤 유흥가로 앳된 가출 청소년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가출청소년 : '가출팸' 한 명 구한다고 그래서 만난 거예요. 인터넷으로 만난 거예요.]  

가출팸, 그러니까 가출청소년들이 방을 하나 구해서 한 데 모여 사는 모임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렇게라도 잘 곳을 구하지 못하면 노숙을 해야 합니다.

[가출청소년 : 그냥 노숙을 하는 거죠, 그냥 바깥에서. 비 오거나 그러면 (미끄럼틀) 안에서도 자고 막 그랬었어요.]  

하룻밤 잘 곳 마련할 돈조차 떨어지면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온몸이 잿빛으로 변해버린 이 소녀는 7년간 이런 거리 생활을 해온 이유나 양.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출을 한 이 양은 간경화 합병증에 시달리다 얼마 전 숨졌습니다.

이렇게 위태로운 거리 생활에도 집으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아이들은 10만 명가량으로 추산됩니다.

[송정근 목사/청깨비놀이터 대표 : 그 아이들은 가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가정이 안전할 수 없는 환경 이런 아이들은 집으로 억지로 돌려보낼 게 아니라 자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울타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는 일입니다.

버스로 만든 이동형 쉼터는 가출청소년을 먼저 찾아 나서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입니다.

[하룻밤을 보내는 게 해결이 안 되면 아이들은 범죄 할 가능성이 커지죠. (그날 밤을) 여기서 돌봐주면 다음 날 아침 날이 밝으면 그 상황(범행)이 완전히 달라지는 거예요.]  

가출청소년 긴급 구호와 취업 같은 자립을 돕는 법안이 지난 18대 국회부터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명순/전 국회의원, '청소년 자립법안' 발의 : (가출청소년을 위한 법안이) 모든 예산 정책에서 이렇게 밀리는 이유가 유권자가 아니니까, 선거권이 없으니까.]  

수준급 밴드를 지도하는 이 청년은 중학생 때 가출해 소년원까지 다녀왔습니다.

[이 모 씨/지역아동센터 교사 :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폭력이 되게 심했어요. 아빠는 알코올중독이셨어요. 자고 있으면 와서 밟고.]  

그러나 지역아동센터 교사의 지원으로 어엿한 대학생이 돼 지금은 가출청소년을 돕고 있습니다.

[전 노래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옛날에 놀던 친구들도 친구들이 저를 보면 항상 부럽다고 하고.]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처지를 이해해 주고 건실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해마다 늘고 있는 가출청소년에게 필요한 사회적 배려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