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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한국, 핵무기는 몰라도 핵잠수함 공론화 필요"

* 대담 :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美 한국 핵무장 시나리오 조그만 모임에서 만든 비공개 보고서
-보고서 "韓 5년안에 핵무기 개발 가능"
-미국발 韓 핵무장설, 원자력협정 개정 불만세력
-韓 핵무기 개발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 있어
-韓 핵무기 개발 확보하지 못한 기술 상당해
-한국 핵무장시 국제 제재에 봉착할 가능성 커
-원자력 잠수함 공론화해서 추진해야
 

 
▷ 한수진/사회자: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놔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지, 미국이 뭔가 꿍꿍이를 가지고 하는 얘기는 아니냐, 하는 그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정말 한국이 핵무기 개발은 가능한 건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요. 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용원 기자님 나와 계시지요?
 
▶ 유용원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이번에 미국에서 나온 보고서 내용 간단히 말해서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유용원 기자: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미국의 과학자협회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 찰스 퍼거슨이라는 회장이 조그만 모임에서 만든 비공개 보고서인데요. 제목이 ‘한국은 어떻게 핵무기를 획득하고 배치할 수 있는가?’인데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를 방치하거나 일본이 핵무기 획득을 시도할 경우 한국은 자치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한국은 월성에 네 개의 가압중수로 원자로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매년 416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2.5톤을 생산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이 핵탄두 설계 기술하고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병력까지 갖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5년 안에 수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이번 보고서의 요지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 마디로 한국도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그것도 5년 안에.
 
▶ 유용원 기자:
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건데.
일단 의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유용원 기자:
좀 전에 말씀하셨지만 최근에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합의되지 않았습니까, 양국이. 합의했는데 여기에는 우리가 원래 기대했던 것에 못 미쳤던 점도 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그 배경 중에는 농축과 재처리의 족쇄를 어느 정도 조금은 풀었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면 농축의 경우 미국과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20% 미만의 저농축이 가능하게 됐고요. 그리고 재처리의 경우는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처리)이라고 해서 2020년까지 미국과 공동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게 돼 있는데 이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처리)은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없다고 우리 쪽에서는 얘기하지만 미국에서는 가능하지 않은가 이런 의식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고요. 아시다시피 우리가 1970년대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핵개발을 시도했던 전력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전력 때문에 미국에서는 지금도 우리나라가 여차하면 핵개발에 나서지 않을까 그런 색안경을 쓰고 보고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원자력 협정 개정 내용에 대한 불만 세력의 움직임이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 유용원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이번에 나온 것들을 보면 물론 아까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원래 농축이라든지 재처리 이런 족쇄를 완전히 풀었으면 했는데 그 기대에는 상당히 못 미친 점도 있지만 미국 내에서 우리나라가 핵개발 할 수 있다고 색안경을 보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한 견제의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이런 보고서가 나온 건 우리로서는 그렇게 달가운 상황은 아닌 것이죠?
 
▶ 유용원 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족쇄가 조금은 풀어진 상황이다. 그러면 자체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말씀이신가요?
 
▶ 유용원 기자:
이 보고서의 경우 이론적으로 일부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지만 현실은 과장됐다고 보는 분이 많은데요. 예를 들면 월성 원자로에서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이 월성 원자력 연구소는 다른 경수로에 비해서 연구용 플루토늄을 비교적 쉽게 추출할 수 있는 점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한 점은 있는데 실제로 이런 점들이 국제원자력 기구에서 감시를 철저하게 하고 있어요. 통제를 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몰래 플루토늄을 빼돌릴 수도 없고요. 또 한미원자력협정 이런 족쇄에 따라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고. 또 하나 우리가 미사일을 만들 수 있는데 아주 장거리 미사일은 우리가 만들 수 없고요. 지금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서 사거리 800km 제한된 미사일만 우리가 개발할 수 있습니다. 또 핵심적인 것 중에 하나가 핵탄두를 만드는 기술에 있어서도 옛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실수했던 부분은 있지만 그때 완전한 성공 단계에 이르지 못 했고요. 그게 몇 십 년 동안 우리가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시험이라든지 이런 걸 못 했습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폭 실험이라는 걸 해야 하는데 북한의 경우 예를 들면 1983년부터 최근까지 180여 차례 이상 고폭 실험을 했는데 우리는 그런 걸 못 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확보하지 못한 기술도 상당히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 핵개발까지는 기술적인 면에서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 유용원 기자:
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잠재적인 면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부족한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한 가지 아주 현실적인 문제인데 북한의 경우에는 국제사회 제재를 계속 받고 있지 않습니까. 핵실험이라든지 장거리 미사일 제재를 받고 있는데 북한은 워낙 폐쇄 사회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예를 들어 미국하고 일본 무역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데 우리가 핵무장을 한다면 국제적인 제재에 봉착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무역 체제라든지 그럴 경우 우리가 입을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상당히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분석도 많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또 보고서에 보면 한국이 핵잠수함을 도입할 가능성도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 유용원 기자:
네.
 
▷ 한수진/사회자:
이건 또 무슨 얘긴가요?
 
▶ 유용원 기자:
핵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아니고 추진이 재래 추진이 아닌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인데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사실 연료 농축도를 어느 정도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20% 이하 저농축 우라늄은 미국과의 합의 전제 하에 가능하게 됐는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경우 미국의 경우는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지만 일본 잠수함은 40% 사용하고 있고요. 프랑스 원자력잠수함은 20% 이하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20% 이하 저농축 우라늄을 핵연료로 쓰는 원자력 잠수함은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런 면에서 이번 기회에 우리가 통일 이후에 주변국 중국이라든지 일본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주요한 전략 무기로서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보유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적지 않은데 이번 기회에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협상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 추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지금 보면 북한도 북한인데 일본도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고요. 이 가운데서 우리 한국만 비핵화를 고집하는 게 과연 맞느냐 하는 의문이 계속 드는 거죠.
 
▶ 유용원 기자:
맞습니다. 지금 북한이 핵개발을 핵실험을 세 번이나 했고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게 기정 사실화됐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사실상 사문화 돼 있는 상황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가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해서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추진 중인데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북한 핵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안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전문가들이 역사적으로 그런 경우를 봤을 때 핵무기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핵무기밖에 없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정치권이라든지 일반 민간 전문가들 중심으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그런 이유 때문에 정부가 현실적으로 그런 핵무장 옵션을 취하기는 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중국 압박용으로 민간 차원의 그런 주장은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핵무기까지는 몰라도 핵잠수함 도입 필요성은 있다?
 
▶ 유용원 기자:
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그 문제는 공론화 할 수도 있겠네요?
 
▶ 유용원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경우는 공론화해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 같은 분만 봐도 전술의 재배치 고려해야 한다, 핵확산 금지조약 탈퇴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꾸준히 하고 있죠?
 
▶ 유용원 기자:
네. 그런 점에서 민간 차원의 이런 주장들이 미국이라든지 국제사회에 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역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그러한 미국과 중국 압박용으로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그런 카드로써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 유용원 기자: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조선일보의 유용원 군사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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