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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은? 안전은?…가라앉지 않는 '백수오 논란'

한국소비자원과 네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공방은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와 함께 소비자원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혼란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백수오 관련 상품을 구입한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있는지, 만약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를 속아 먹었더라도 안전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 성분을 확인한 29개 제품을 소비자가 백화점·마트에서 한 경우 구매 시점이나 개봉 여부 등에 관계없이 모두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백수오 관련 제품들을 대량 판매한 TV홈쇼핑입니다.

특히 관심의 초점인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지난해 백수오 제품 매출의 무려 75%를 홈쇼핑을 통해 팔았기 때문에 홈쇼핑의 환불 정책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홈쇼핑 업체들은 과거에 판매한 백수오 제품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궁'을 판매한 홈앤쇼핑 관계자는 오늘(1일) "기존 규정에 따라 배송받은 지 30일 이내에 개봉하지 않은 경우 환불이 가능한 것은 분명하지만, 과거에 구입한 백수오 제품 처리 방안까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식약처 같은 기관의 전량회수 등 뚜렷한 지시가 없는 한 우리가 독자적으로 방향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환불의 범위·방법 등을 언급하기 어려운 것은 '가짜 백수오'를 적발한 소비자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다음 주 유통업체 등과 간담회를 열어 환불과 관련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논의해 볼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제조업체인 내츄럴엔도텍 역시 환불 방법 등을 포함해 이번 사태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쉽게 결론이 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식약처 발표 이후 회사로 문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어디까지 책임을 지고 어디까지 조치를 취해야할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미 판매된 건에 대한 환불 범위 등 처리 문제의 경우 회사와 직원들뿐 아니라 관련 유통사, 농가, 주주 등의 손해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처럼 백수오 건강기능식품 제조·유통업체, 소비자원 등이 곧바로 명확한 환불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에 소비자원 또는 식약처가 가짜 백수오의 실체를 확인하긴 했지만 적발업체들이 지금까지 생산한 모든 백수오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당장 홈앤쇼핑은 지금까지 판매한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제품이 식약처의 이전 검사 등을 통과한 지난해 12월 입고 원료로 만든 것이라 이번에 이엽우피소가 발견된 원료(3월 입고)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의 안전성도 변수입니다.

일단 식약처는 "사용 실태 자료가 없어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허용하지 않은 상태지만 한국독성학회 자문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을 섭취해도 인체에 위해성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대한한의사협회는 "이엽우피소도 한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분명히 약재로도 쓰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이엽우피소를 백수오의 대용으로 쓰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이엽우피소 안전성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논란이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만약 향후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제기될 경우, 이번 가짜 백수오 사태는 단순히 환불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손해 배상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백수오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 이후 소비자센터에 '복용했는데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내시경 검사까지 해보겠다'는 전화까지 걸려왔다"며 "만에 하나 고객이 극히 미량의 이엽우피소를 먹었다해도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엽우피소의 안전성까지 문제가 된다면 정말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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