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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만난 한국인들 "이틀 걸어서 돌아왔다"

<앵커>

여행을 떠났던 한국인 관광객 1천 명 가까이도 여전히 네팔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생사의 기로에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우리 관광객들을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우상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에베레스트의 장엄한 풍광을 즐기기 위해 이달 중순 남편과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던 진향덕 씨는 대신 악몽을 만났습니다.

대지진으로 인한 산사태와 눈사태에 이어 여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생사의 기로에 서야 했습니다.

진 씨 부부는 꼬박 이틀 동안 걸어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진향덕/트렉킹 관광객 : 거기에서 무슨 바람이 강풍이 쏴 하고 부는 거에요. 그 집이 갑자기 폭삭 주저앉는거에요. 얼마나 놀랐던지.]

이달 초 직장동료 5명과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섰던 정혜윤 씨 일행은 카트만두 인근 랑탕 계곡을 내려오다 지진을 만났습니다.

카트만두의 호텔까지 9시간을 걸어 돌아와야 했습니다.

구조 헬리콥터를 동원해 부상자를 실어나르는 유럽 국가들을 보며 야속함을 달래야 했습니다.

[정해윤/네팔 관광객 : 다른 외국인들, 그런 데는 특별 군용기 띄워서 자국민들 데려간다는 그런 이야기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으니까. 우린 걸어가느냐, 마느냐.]

카트만두로 돌아와도 고생은 끝이 아닙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표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이소르 타파/네팔 여행사 대표 : 전화선이나 전봇대가 많이 무너지면서 여행사 직원들이 거의 사무실에 없는 상황입니다. (표를 구해달라고 해도) 연락이 와도 표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한국인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입니다.

어제(27일) 대한항공 직항편으로 106명의 한국 관광객이 돌아갔고, 부상자 3명도 본국 송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네팔주재 한국 대사관은 네팔 정부의 전산시스템이 미비로 한국인 관광객이 몇 명인지,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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