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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메이웨더-파퀴아오 승자는?…4대 관전 포인트

[취재파일] 메이웨더-파퀴아오 승자는?…4대 관전 포인트
플로이드 메이웨더-매니 파퀴아오의 ‘세기의 대결’이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메이웨더는 47전 무패를 자랑하는 현존 최고의 복서이고 파퀴아오는 사상 초유의 8체급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철권으로 두 선수의 스타일이 워낙 대조적이어서 승부를 미리 점치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현지 도박사들은 주로 메이웨더의 근소한 우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역대 세계 챔피언과 복싱 전문가들의 예측은 제각각입니다. 결국 당일 컨디션과 전략, 기싸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전망입니다. 승패를 결정짓게 될 관전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파퀴아오는 초반에 승부를 걸까?

메이웨더는 지금까지 지지 않는, 점수 위주의 안전한 아웃복싱을 구사해 왔습니다. 그래서 일부 팬들은 재미없는 복싱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파이터인 파퀴아오마저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맥 빠진 경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판정에서도 메이웨더가 다소 우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파퀴아오가 1회부터 KO승을 노리고 거세게 몰아붙이면 상황이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속사포 같은 연타에 주무기인 왼손 스트레이트와 훅을 적중시킬 경우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물론 위험 부담도 큽니다. 메이웨더의 오른손 카운터펀치는 빠르고 정확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모험을 잘못 걸었다가 자칫 초반에 KO로 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파퀴아오가 과연 초반부터 승부를 걸 것인지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 파퀴아오는 ‘수비 천재’를 잡을 수 있을까? 

메이웨더는 복싱 역사를 통틀어 수비가 가장 뛰어난 복서입니다. 제대로 맞아서 다운된 적이 한 번도 없고 경기 후에도 얼굴이 깨끗해 ‘프리티 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상대 펀치를 어깨 너머로 요리조리 피하는 이른바 ‘숄더 롤’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2007년 오스카 델라 호야전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TV로 처음 보면 오히려 호야가 이긴 것처럼 생각되지만 관련 동영상을 슬로비디오를 통해 하나하나 확인하면 메이웨더가 호야의 정타를 맞은 횟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파퀴아오는 최근 5번의 경기에서 평균 35%의 펀치 적중률을 보였습니다. 메이웨더는 최근 5차례 경기에서 상대가 내뻗은 주먹의 22%정도만 허용했습니다. 파퀴아오가 수비력이 발군인 메이웨더와의 대결에서도 30% 이상의 적중률을 기록할지가 관건입니다. 

● 메이웨더는 강력한 ‘사우스포’를 어떻게 요리할까?

상대 펀치를 잘 피하는 면에서 세계 최강인 메이웨더라 해도 이번 대결은 좀 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꽤 있습니다. 파퀴아오가 왼손잡이, 즉 ‘사우스포’라는 점 때문입니다. 메이웨더는 그동안 ‘사우스포’ 선수를 상대로 그렇게 잘하지도, 또 그렇게 못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나 분명한 것은 파퀴아오처럼 펀치가 강하면서도 스피드가 뛰어난 ‘사우스포’와는 한 번도 대결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파퀴아오가 왼손펀치만 단조롭게 쓴다면 메이웨더의 ‘숄더 롤’이 통하겠지만, 좌우로 흔들면서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 가며 연타를 날릴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메이웨더의 ‘숄더 롤’은 ‘사우스포’의 주무기인 왼손 펀치에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게 복싱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 점은 메이웨더가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파퀴아오 메이웨더
● 각도(Angle) 싸움에서 누가 이길까?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의 박시헌에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져 은메달에 그친 미국의 로이 존스 주니어(프로복싱 세계타이틀 4체급 석권)는 미국 ESPN 방송에 출연해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의 오른손 펀치를 피하기 위해 그의 왼쪽으로 돌 것이다. 그럼 메이웨더는 반대쪽으로 턴할 수밖에 없다. 이때 메이웨더의 ‘숄더 롤’이 열리면서 파퀴아오가 주무기인 왼손 스트레이트를 날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메이웨더도 최근 공개 훈련에서 이 점을 인정했습니다. “파퀴아오는 내 왼쪽으로 돌고 나는 그의 오른쪽으로 돌 것이다. 그러다 내가 그의 왼쪽으로 도는 순간이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다. 파퀴아오가 왼손 스트레이트를 날릴 수 있지만 나도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퀴아오의 명코치로 유명한 프레디 로치도 이 점을 파퀴아오에게 주지시켰지만 주문은 달랐습니다. “메이웨더가 너의 왼쪽으로 돌다가 어느 순간 한 걸음 물러나면서 오른쪽으로 턴할 때 왼손 스트레이트를 칠 기회라 생각해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 메이웨더의 오른손 카운터펀치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선수가 거의 동시에 스트레이트를 뻗으면 순간 스피드에서 메이웨더가 앞서고 한 팔 길이도 메이웨더가 약 6cm 더 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복싱 전문가들은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대결할 때는 자신의 주무기를 제대로 칠 수 있는 각도(Angle) 싸움이 관건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메이웨더가 다소 유리한데 파퀴아오가 이것을 극복하려면 접근할 때 ‘페인트 모션’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1980년대 세계 헤비급을 평정했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메이웨더는 지금까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전 경기보다 훨씬 많이 맞고 다칠 것이다”며 메이웨더의 고전을 예상했습니다. 반면 두 선수와 모두 대결한 적이 있는 멕시코의 마누엘 마르케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는 파퀴아오와 모두 4번 싸워 1승1무2패를 기록했는데 3년 전 마지막 대결에서는 파퀴아오를 6회 KO로 눌렀고 메이웨더에게는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습니다.

마르케스는 “파퀴아오의 공격력은 최고 수준이지만 메이웨더의 수비력은 그보다 한 수 위”라며 파퀴아오에게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1세기 최고 대결의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 경기가 두 선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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